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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지난 2006년 혼성그룹 타이푼으로 데뷔한 솔비(본명 권지안)는 어느덧 8년차 여자 연예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솔비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기자와 술잔을 기울이며 처음 연예인이 되고 싶던 꼬마 때부터 데뷔 후 지난 8년간을 소회했다.
“꼬마 지안에게 연예인은 꿈이었다”
- 어렸을 때부터 꿈이 연예인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뤘다. 사실 엄마의 반대가 심했다. 어릴 적 말을 잘 듣는 딸은 아니었다. 연예인이 되겠다고 설치는 방황하는 청소년 중 하나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참 바빴다. 초등학교 때는 리듬체조에 시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중학교 때는 연극을, 고등학교 때는 메이크업을 전공했다. 졸업하자마자 기획사에 사기를 몇 번 당하다가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 연예계에 입문했다. 대학에 집착하고 싶진 않았다. 엄마는 나 몰래 원서도 내고 하셨지만 나에겐 꿈이 있었고 공부는 내가 할 수 있을 때, 대학도 그때 가겠다고 강제로 엄마를 설득해 연예인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반 무심결에 했던 다짐이..”
- 진짜로 타이푼으로 첫 앨범이 나오고 데뷔했을 때, 첫 무대는 사실 별로 안 떨렸다. 그냥 연습실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느낌이었다. 카메라도 어색하지 않았다. 뭔가 화려하게 입문했단 느낌보단 물 흐르듯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운이 좋게도 무명시절은 길지 않았다. 단, 오기를 품었던 게 방송국에서 매니저가 PD에게 나를 출연시켜 달라고 구걸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는 데 그 모습에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되게 나빴다. 그래서 그 때 ‘1년안에 모든 PD들이 나를 먼저 찾게 해주겠다’라고 무심결에 다짐을 했는데 한 때 정말 그런 시기가 오더라.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진짜 이유”
- 학창시절 부모님간의 싸움이 많았을 때 나는 할머니랑 같이 살았다. 싸우실 때마다 어린 나를 위로해 줬던 것은 이불을 동굴처럼 뒤집어쓰고 TV 속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거였다. 그리고 ‘나중에 연예인이 된다면 나처럼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게 진짜 기회가 왔고 물불 안 가리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
“데뷔 4년차, 나란 사람은 없었다”
- 열심히 하는 것만이 진실되고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그런 내 모습이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 안 했다. 데뷔하고 4년 동안 한 번도 안 쉬고 일만했다. 마치 서커스단처럼 하루 7개씩 또는 그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했고 그 속에 나는 없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던 거지만 나란 사람은 없고 그저 연예인 솔비만 남아있었다.
“타이푼 해체”
- 많이들 내가 팀에서 탈퇴해 해체시킨 거라고 생각하는 데 사실과 다르다.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강제로 해체된 것이다. 나는 그렇게 계약금이고 뭐고 받은 것도 없이 다른 회사로 팔려간 셈이었다.
“공백기, 우울증... 그리고 극복”
- 지난해 컴백 전까지 개인적으로 되게 힘들었던 시기였다. 약 6, 7개월간 흥청망청 놀아도 보고, 우울증이 심해져서 한 달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지금도 우울증은 감기처럼 예고 없이 찾아올 때가 있다. 마치 벽에 꽝 부딪히는 느낌이다. 하지만 힘들었을 때 더는 주저앉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신과를 다니며 심리치료를 받았다. 등산도 했다. 가장 얘기해 주고 싶은 것은.. 슬럼프가 왜 오는 지 아나? 마음이 아닌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 온다. 어느 순간 지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무기력하게 게을러졌을 때 우울증도 온다. 지금은 내 몸이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가 슬럼프를 넘기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함을 갖게 됐다.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하여”
- 내 인생의 하나의 도구일뿐이지 그게 전부가 되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여자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잠깐 활동을 쉬고 다시 시작할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컴백을 결심 했을 때도 마치 불구덩이에 다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늘 관심받고 살 길 원했다. 연예인의 끼가 그런 것 같다. 관심 안 받을 때가 행복하다고 느끼다다 다시 관심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다시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두렵고 걱정되고 겁도 났다. 데뷔 초에는 불구덩이인지 모르고 들어갔지만 지금은 알면서 들어가야 됐기 때문에 더 힘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예인으로 사는 것에 더 이상 겁을 내면 안될 것 같다. 겁이 날수록 더 씩씩해져야 살 수 있다.
“연예인은 대중을 힐링시킬 의무가 있다”
- 방송을 통해 사는 게 힘들다고 얘기하는 연예인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디. 내가 힘든 것은 사실 특별한 게 아니다. 더 힘든 사람도 있고 앞으로의 나도 더 힘들거다. 내 고통이 가장 큰, 최악의 고통은 아니란 것이다. 이에 나도 내 얘기를 하는 여타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를 너무 오픈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경험하고 아파야 할 것들도 많은데 지금 힘들다고 다 오픈해버리면 앞으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지난해 컴백했을 때 이런 얘기가 참 많았다. ‘너는 (오랜만에 컴백해) 방송에 나가 울지 않아 좋았다.’라고...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중을 힐링시켜 줘야지 자기들이 되려 힐링을 받으려고 하면 안 된다. 연예인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된다.
“나의 인생 포인트”
- 한 번은 지리산을 갔는 데 산 정상에 올라 절벽에 딱 서니까 그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다고 느꼈던 잠시의 마음은 사라지고, 세상 어떤 것보다 그 절벽 아래를 쳐다보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 그러면서 무슨 용기로 죽을려고 했었을까 싶으면서 내일 죽더라도 오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 죽을지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 그 사람의 세상과의 작별을 스스로 만들지 않는 이상 하늘이 정한 그 시간이 다 할때까지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했다. 죽어서 ‘쟤는 최선을 다해 살다갔어’라고 그 결과적인 부분에 대해 평가를 받겠지만 그 과정 중인 지금의 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싶진 않다. 그게 나의 인생 포인트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 TV에서 사람들에게 즐겁게 보여지는 모습이 대중을 위해 할 수 있는 내 최선의 직업 정신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단, 누구나 직업에 맹목적으로 사는데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한 번쯤은 과감히 놀 줄도 알아야 하고 과감히 가진 것을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최선을 다했다면 과감히 놨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공백기를 거치며 충전의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분명한 자기 업그레이드 시간이 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게 된다. 이제는 내가 힘든데 예전처럼 일만 쫓아가고 싶지 않다. 더 나은 나를 위해서 자기계발도 하고 더 성숙해져서 제자리로 돌아오고 싶다. 그렇기에 절대 게을러지면 안 된다.
“솔비에게 가족이란”
- 연예인의 가족으로 사는 우리 가족은 참 안쓰럽다. 이에 연예인이란 직업을 통해 돈을 벌면 당연히 가족에게 그만한 대가를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더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고맙고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은 존재다.
(인터뷰③에 계속)
[솔비. 사진 출처 = 마이데일리 사진DB, 솔비 미투데이 캡처. 장소 제공 = 서울 마포구 구수동 포장마차 '기똥차']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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