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솔직히 우리팀에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없다.”
오리온스가 26일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잡으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이날 승리하고도 웃지 못했다. 아니, 구조적인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 판이었다. 기본적으로 오리온스는 4~5차전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KGC는 가용인원이 극소수다. 체력전으로 밀어 붙이면 대역전극 승산이 있다.
문제는 시즌 내내 지적돼 온 오리온스 내부적인 문제. 이날도 전반전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후반 들어 맹추격을 허용했다. 약속된 수비에서의 실수, 리바운드 집중력 부족 등이 대표적인 것들. 이기고도 깔끔한 마무리가 아니었던 탓에 오리온스 선수들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다. 알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김동욱은 “오늘 게임 들어가기 전에 지면 짐 싸서 집에 가야 한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오늘 이긴 걸로 발판을 삼아야 한다. 3연승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KBL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곧바로 “후반 들어 속공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에러가 많았다. 공격 성공을 하지 못하면서 역습을 내줬고, 필요 없는 에너지 소모를 했다. 태풍이형이나 내가 중심을 잡아서 팀을 이끌었어야 그런 것 못해줬다. 리온의 다리에 쥐가 올 정도였다. 4쿼터에도 집중력이 떨어졌다”라고 냉정하게 자평했다.
솔직한 고백이 이어졌다. 김동욱은 “우리 팀에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별로 없다. 어제 감독님이 고참들을 불러서 미팅을 했다. 플레이오프 수비 전술을 여러 가지를 하니까 헷갈리고 구멍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두 가지 수비만 들고 나오자고 했고, 잘 됐다. 그런데”라며 얼버무렸다. 결국 후반 집중력 난조가 아쉬웠다는 의미.
김동욱은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고 했다. “단기전이니까 체력적으로 잘 먹고 잘 쉬는데도 후반엔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한다 게임을 하면서 스스로 조절을 해야 한다. 5차전을 간다면 하루 쉬고 곧바로 4강 플레이오프다. 힘들어도 지면 곧바로 집에 간다. 코트에서 쓰러져도 또 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태풍도 마찬가지 의견. “시즌 끝나면 매일 쉴 수 있다.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데 큰 문제는 없었다. 태술이가 있고 없고는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태술이는 좋은 선수다. 그가 경기에 뛰고 뛰지 않고를 신경쓰고 경기에 임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분명 작금의 상황. 그리고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추 감독이 답답해하는 것도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오리온스에 다시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다. 내부적인 정비를 잘 한다면 28일 4차전서도 충분히 승산은 있다. 김태술, 이정현의 출장 여부보다 내부적으로 전력 추스르기가 더 중요한 오리온스다. 김동욱의 솔직한 고백이 오리온스 대반격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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