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1)이 드디어 A대표팀에서도 빛났다.
손흥민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2-1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은 3승1무1패(승점10점)로 우즈베키스탄(승점11점)에 이어 조2위 자리를 유지했다.
정말이지 극적인 승리였다. 한국은 후반 14분 터진 이근호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4분 뒤 실점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후 카타르는 장기인 침대축구를 구사하며 시간을 끌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급해진 최강희 감독은 후반 35분 선제골의 주인공인 이근호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초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은 밀집수비보단 역습할 때 더 위협적인 선수”라며 손흥민 대신 지동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카타르의 수비를 깬 것은 손흥민이었다. 다소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동물적인 위치 선정은 단연 최고였다.
손흥민은 교체와 동시에 왼쪽 사이드를 무서운 스피드로 파고들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상대 박스안으로 침투하며 득점을 노렸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이동국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오른발로 재차 밀어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 골로 손흥민은 꽤 오랜시간 지속되어 온 A대표팀 징크스를 단 번에 깨트렸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카타르와의 경기 전까지 총 12번의 A매치를 치렀다.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소속팀 함부르크에선 펄펄 날았지만 대표팀만 오면 작아졌다. A매치 골도 2011년 아시안컵서 인도를 상대로 넣은 1골이 전부였다.
하지만 카타르전 골로 손흥민은 그동안의 부진을 모두 씻어냈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득점에 성공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또 벼랑 끝에 놓였던 최강희 감독을 구해내면서 향후 더 큰 신임을 받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도 자신의 활약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는 “(결승골을 넣은 뒤) 정말 짜릿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직전에 극적인 골을 넣고 승리해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드디어 손흥민의 A대표팀 침묵이 깨졌다. 덩달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호의 발걸음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손흥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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