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마침내 한국 야구에 새로운 역사가 열린다. 그토록 기다렸던 제 9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 리그에서 기존 8개구단과 함께 역사적인 데뷔 첫 시즌을 치르게 된 것이다.
신생팀에겐 자연스레 '한계'가 존재한다. 기존 구단들의 전력을 따라간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물론 신생팀을 위한 '배려'는 있었다. NC는 신인 지명에서 특별지명으로 우수한 유망주들을 대거 확보했고 8개구단으로부터 특별지명을 실시, 부족한 전력을 메웠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쓸 수 있고 FA 영입에도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는 파격대우가 있었다.
아직 NC의 전력은 강팀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NC는 신생팀이면서도 나름 알찬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를 작성한 명장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기에 올 시즌 NC가 받아 들일 성적표엔 어떤 숫자가 쓰일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 공격력
NC는 시범경기 도중 주전 포지션을 바꾸는 '긴급 수술'을 감행했다. 유격수 이현곤을 3루수로 보냈고 3루수 모창민이 1루로 옮겼다. 대신 유격수엔 노진혁이 들어간다. 수비 강화를 위한 조치다. 이현곤은 '본업'인 3루로 건너가 안정감을 더하고 모창민도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력 향상이 기대된다.
이러한 조치를 마지막으로 NC의 타선도 윤곽을 드러냈다. 삼성 시절부터 빠른 발 하나는 인정 받았던 김종호가 리드오프로 나서고 차화준 또는 박민우가 테이블세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퓨처스리그 최고의 '호타준족'이었던 나성범이 3번타자를 맡을 재목이었지만 손바닥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함에 따라 '깜짝 카드'의 등장이 예상된다. 시범경기에서 3번타자로 기용되며 만만찮은 타격 솜씨를 뽐낸 박상혁이 깜짝 발탁될 것으로 점쳐진다.
4번타자는 이호준의 차지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타자의 활약은 NC에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이 이상 없이 버텨준다면 지난 해와 같은 활약이 기대된다. 박재홍의 타격폼을 쏙 빼닮은 '차세대 거포' 권희동이 중심타선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모창민, 이현곤, 노진혁, 김태군이 중하위타순을 이룰 전망이다.
냉정하게 본다면 신진급 선수의 깜짝 활약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파괴력 있는 타선을 운영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타자라면 경험을 빨리 쌓을 수 있는 만큼 기회만 충분히 보장된다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뚝심 있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었다.
▲ 투수력
아담, 에릭, 찰리로 이어지는 'ACE 트리오'는 NC의 선발투수진을 결코 얕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세 선수는 낮게 컨트롤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췄다.
과연 이들이 몇 승을 거두느냐가 올 시즌 NC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제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수비의 뒷받침이 없으면 승수 쌓기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5선발은 국내 선수들이 채운다. 지난 해 퓨처스리그 다승왕인 이재학과 '제 2의 류현진'을 꿈꾸는 노성호가 그 주인공이다.
불펜에서는 고창성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 해 퓨처스리그에서 뛸 당시 NC의 마무리투수였던 김진성이 올해도 마무리투수로 출발하는데 만일 '김진성 카드'가 무너지더라도 마무리 경험이 있는 송신영 등 베테랑 선수로 대체할 수 있어 부담감을 갖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시범경기에서 묵직한 공을 뿌린 최금강도 주목할 만한 구원 요원이다.
▲ 주목할 인물 - 김경문 감독
김경문 감독이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다. 신생팀으로서 전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패기와 근성'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사실 신생팀에게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란다는 건 사치다. 하지만 초반에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의외의 선전도 기대해 볼만하다.
김경문 감독 특유의 '화수분 야구'도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사다. 박종훈 육성이사, 김광림 타격코치 등 두산 시절 '화수분 야구'를 함께 이끈 주역들이 함께 하고 있다.한 야구인은 "김경문 감독이 있는 한 결코 꼴찌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 변수
이 팀이 가세한다는 자체가 '변수'다. 그것은 곧 지켜봐야 할 팀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소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결국 초반에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구단들은 분명 NC와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초반부터 공세를 펼 수 있다. 특히 연패에 빠진 팀이라면 NC를 제물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NC는 공격력, 투수력, 수비력 등 타팀과 비교시 가장 뛰어나다고 할 만한 요소가 없다. 하지만 무시할 만한 전력도 아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의 '최대 변수'는 NC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총평
현재 NC에서는 '특A급' 선수를 찾긴 어렵다. 그러나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약체' 평가를 받으면서도 줄곧 기적을 연출했다. 물론 신생팀인 NC에게 당장 기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야구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올해는 역사적인 시즌이다. NC의 가세로 프로야구는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선수들이 역사적 사명감을 띄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의외의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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