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의 대단한 도전이 시작된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도전한다. 해태가 1986년~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지만, 그 기간 통합우승은 한 차례(1988년)였다. 21세기 들어서도 현대(2003년~2004년), 삼성(2005년~2006년, 2011년~2012년), SK(2007년~2008년)가 통합 2연패는 성공했지만, 3연패는 성공하지 못했다. 역사가 3년 연속 정상 등극이 쉽지 않다는 걸 알려준다.
2013년 삼성.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보다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KIA와 두산이 전력을 끌어올리며 삼성을 위협할 수준이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2009년에 이어 4년만의 시범경기 최하위. 시범경기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조증상이라는 말도 들린다.
▲ 공격력
삼성은 지난해 2002년 이후 10년만에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타선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주요 선수들이 고스란히 건재하다. 이승엽은 한층 더 노련한 타격을 선보일 것이고, 지난해 초반 부진했던 최형우가 올해는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문가들의 기대 속 4번타자로 복귀했다. 박석민은 어느덧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는 타자 중 1명이 됐다.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 위력은 리그 최강이다.
테이블세터는 배영섭-정형식이 형성한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갖고 있는 두 타자가 중심타선에 밥상을 잘 차려주면 득점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번을 쳤던 박한이는 6번에 배치될 전망. 하위타선은 채태인, 조동찬, 이지영, 김상수 등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류 감독은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채태인에게 다시 믿음을 보낸다. 채태인이 1루수로 출전할 경우 최형우가 외야로 돌게 돼 외야 주전 경쟁 및 전체적인 라인업 구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진갑용을 제치고 주전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이지영에 대한 타격 잠재력도 지켜볼 부분이다.
▲ 투수력
삼성 최강 전력의 근간이었던 마운드. 올 시즌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된 권오준과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정현욱의 공백이 크다는 평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다녀왔던 장원삼과 차우찬의 컨디션도 아직은 정상이 아니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임했으나 조기에 복귀했던 안지만도 시범경기서 다소 불안했다. 외국인투수 릭 반덴헐크는 팔꿈치 근육통으로 시범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 이어 시즌 초반 선발로테이션 합류가 힘들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시범경기서 상당히 불안했다.
삼성이 예년보다 불안하다는 시선의 중심에 마운드가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마운드의 불안은 분명 악재다. 그러나 권오준과 정현욱은 지난해에도 불펜 중심이 아니었다. 안지만, 장원삼의 구위는 곧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선수 문제는 어떻게든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다. 2011년에도 외국인선수를 모두 교체한 뒤 우승에 골인했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서 지금보다 마운드가 더 불안해질 가능성은 낮다. 백정현, 이우선, 신용운 등이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고, 실제 시범경기서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 마운드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 주목할 선수
채태인과 차우찬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두 사람은 다시 류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채태인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기량을 확인 받을 것이다. 채태인이 중심타선에 합류하면 삼성 타선은 더 막강해진다. 1루 수비력이 좋기에 이승엽의 1루 수비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반대의 경우라면 삼성이 꾸릴 수 있는 라인업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우찬도 올 시즌 마운드 불안 속에 선발로테이션에서 개막을 맞이한다. 외국인투수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진 차우찬이 선발진에서 꾸준히 활약해줘야 한다. 그래야 장원삼 홀로 분투 중인 좌완 선발의 무게감도 실리고, 그만큼 상대 타선이 삼성 선발진을 어려워하게 된다. 채태인과 차우찬의 활약에 삼성의 올 시즌 농사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변수
삼성은 시범경기서 불안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초반 치고 나갈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투타 페이스를 언제 끌어올리느냐다.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경쟁자들의 행보가 무섭다. 삼성이 주춤한 순간을 좌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으로선 최대한 빨리 전력을 정비해서 치고 올라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처럼 5월 말 이후 시동이 늦게 걸릴 경우 해피엔딩을 맞이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 총평
예년보다 불안한 전력. 경쟁자들의 심상찮은 행보. 삼성의 2013년이 지난 2년에 비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팩트로 바뀌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삼성은 다른 팀에 희미해진 우승 DNA가 있다. 9개 구단 최고의 선수층에 선수관리 시스템도 최고다. 내부적인 작은 틈새는 스스로 메워낼 힘을 갖고 있다. 다른 우승 후보들이 주춤할 경우 삼성을 이겨낼 것이란 보장 역시 없다. 삼성은 여전히 강하다. 우승후보 1순위다. 그들의 대단한 도전이 이제 시작된다.
[삼성 2012년 한국시리즈 우승장면(위), 심각한 삼성 덕아웃 풍경(중간,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