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아저씨'들이 스크린을 점령했다. 그런데 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아니라 정말 사전적 의미의 '아저씨'들이다.
실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영화에는 어김없이 아저씨가 등장한다. '신세계'의 최민식, 황정민은 물론 '7번방의 선물' 류승룡, 오달수, 정진영, 박원상, 김정태 같은 유부남들, 여기에 개봉을 앞둔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다시 등장하는 황정민 그리고 유준상, 윤제문까지 그야말로 아저씨들이 판을 친다.
한때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꽃미남이 사라졌지만 아저씨들이 내는 긍정적 효과는 꽃미남 외모에 대한 아쉬움을 날리고 남을 정도다. 기본으로 탑재한 걸출한 연기력에 눈빛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 폭넓은 스펙트럼, 때때로 선보이는 훈훈한 외모 등 나이 따위 무시해도 좋을 만한 매력을 방출한다.
이처럼 아저씨들이 영화판을 접수하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영화의 질적, 양적 팽창을 소화할 수 있을 만한 배우들이 필요했다. 게다가 최근 치밀한 자기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저씨들은 젊은 배우 못지않은 동안 외모와 몸매, 체력 등을 자랑하고 있다. 나이든 역부터 노총각 역할까지, 어느 곳에 넣어 놓아도 아저씨들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 같은 아저씨들의 '충무로 점령' 상황에 대해 "최근 남성 관객, 중·장년 층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아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배우들이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한국영화가 질적·양적으로 다양해지면서 그런 배우들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20~30대 젊은 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많았던 반면 요즘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많이 나오다 보니 그런 역에 어울리는 중장년 배우들에게 시나리오가 많이 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저씨들의 활약은 후반기 들어 조금 주춤해질 전망이다. 아저씨들이 자리를 파릇파릇한 남배우들이 채울 예정. 상반기 중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꽃간첩 3인방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가 관객들을 찾는다. 이어 '깡철이'의 유아인, '화이'의 여진구, '동창생'의 최승현(탑), '관상'의 이종석과 조정석 등이 여심을 훔칠 계획이다.
[배우 최민식, 유준상, 윤제문, 류승룡, 황정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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