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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막장드라마의 끝을 보여주는 배우 박원숙과 심이영의 대결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30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는 또 한 번 독한 며느리 마홍주(심이영)에게 K.O패를 당하는 방영자(박원숙)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방영자와 말다툼을 벌인 후 친정으로 돌아간 마홍주를 대신해 그의 어머니가 방영자를 찾아왔다. 방영자는 사돈을 향해 며느리의 태도를 지적했지만, 오히려 마홍주의 어머니는 전 부인 민채원(유진)을 잊지 못하는 김철규(최원영)의 태도를 지적하며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종이는 '김철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부부생활을 할 의무가 있으며 위반 시 위로금을 지급한다', '김철규는 마홍주와 방영자 사이에 다툼이 있을 경우 마홍주 편을 든다', '김철규는 이혼시 마홍주가 쓴 혼수 비용의 5배를 위자료로 제공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서였다.
방영자는 사돈의 태도에 황당해했지만, 그토록 바랐던 재벌가와의 결혼을 물릴 수 없기에 계약서에 이름을 적어나갔다. 이후 방영자는 과거 자신이 며느리 민채원에게 똑같이 내밀었던 혼전계약서를 떠올리며 "세상만사 돌고 도는 물레방아라더니…"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방영자의 굴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들 김철규을 민채원과 이혼시킨 뒤 방영자는 재혼으로 재벌가와의 사돈 맺기에 성공했지만, 며느리로 나타난 것은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 마홍주였다.
앞서 지난 23일 방송에서 방영자는 마홍주의 피임을 의심해 방 서랍을 뒤졌다. 그 순간 이 장면을 마홍주가 목격했고, 그녀는 뒤늦게 방에 나타난 남편 김철규를 향해 "감시당하는 것 같아 숨이 막혀서 못 살겠다"며 비명을 질렀다. 자신을 나무라는 아들 앞에서 방영자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 날의 모습이 그려진 지난 24일 방송분에서 방영자는 마홍주에게 전날의 일을 사과하며 "시아버지 제사를 챙기라" 말했지만, 마홍주는 "얼굴 한 번도 못 뵌 분인데 솔직히 진심으로 제사 드리는 건 아니지 않나. 가식이지"라며 매몰차게 거절해 또 한 번 방영자를 기겁하게 했다.
'백년의 유산'은 일반인들이 살면서 평생에 걸쳐 겪기도 힘든 정신병원, 누명, 기억상실, 이혼, 계약결혼 등 황당한 사건들을 극중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몇 달 만에 겪고 있다는 점에서 소위 막장드라마의 요소를 그대로 지닌 드라마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은 시련을 겪던 주인공이 결국 복수에 나선다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성을 넘어서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 주인공인 민채원을 악역과 분리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도 또 다른 인물인 마홍주를 극에 투입해 극 초반의 강자였던 방회장과 대결시키는 방식으로 드라마에 흥미를 이어갈 수 있는 여러 개의 이야기 줄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실제 최근의 '백년의 유산'에서는 훈훈한 가족드라마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국수집 이야기와 멜로물의 한 장면을 그려내는 민채원과 이세윤(이정진)의 로맨스, 그리고 흥미진진한 방영자와 마홍주의 대결 등 세 가지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자신보다 독한 며느리 마홍주를 만나 급기야 민채원에 대한 죄책감까지 느끼기 시작한 방영자. 이 전쟁 같은 시월드가 시청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배우 박원숙과 최원영, 심이영.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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