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세호 기자] 롯데 김시진 감독의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사령탑 김시진 감독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 2차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롯데는 개막전에서 4-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의 행운의 안타를 시작으로 타선의 짜임새와 장성호의 적시타, 그리고 박종윤의 개막전 사상 첫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6-5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 점차 접전임을 감안하면 전준우의 출루 후 후속 조성환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은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롯데 타선은 이때까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김 감독은 자신의 선수들을 믿었던 것이다.
조성환은 비록 삼진에 그쳤지만 손아섭의 타석에서 전준우가 도루에 성공하면서 강민호까지 두 타자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만루를 이뤘고, 장성호와 박종윤은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준우는 그린라이트를 줬기 때문에 언제든지 뛸 수 있다"며 "하위 타순이었으면 번트 작전을 냈겠지만 뒤에 중심타선이 버티고 있는데 억지로 한 점을 뽑아내 연장전을 갈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김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선수들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결국 살릴 수 있었다.
앞선 두 차례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와 파울플라이에 그쳤던 박종윤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도 남달랐다. 그는 "결국은 자신이 풀어야 했다. 마지막 찬스에서 외야 플라이를 쳤으니 이제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며 "앞에서 못했다고 빼버리면 다음에 같은 상황이 되면 또 바꿀까 불안해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 이제 첫 경기일 뿐 앞으로 127경기가 남았다. 당장 승부에 눈이 어두워지면 다음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기를 하면서 에러와 본헤드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질책을 하면 선수도 인간이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당사자에게는 타격이 없을 수 없다. 오히려 다음 경기에서 더 안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롯데 김시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