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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24, 권지용)이 올해 첫 솔로 월드투어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지난달 30일, 31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는 총 2만 6000명의 관객이 몰린 가운데 ‘2013 G-DRAGON WORLD TOUR : ONE OF A KIND’가 개최됐다.
이번 월드투어를 준비하며 지드래곤이 원했던 것은 크게 3가지였다. 국내 톱클래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리더에서 아이돌의 한계를 벗고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속한 빅뱅, 4년 전 단독 콘서트를 열 당시 자신을 각각 뛰어넘는 것이다.
이에 이번 콘서트에서는 ‘변화’, ‘성장’, ‘진화’란 말이 어울리는 정말 ‘원 오브 어 카인드’한 공연을 만들기 위한 지드래곤의 그간의 노력과 욕심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지드래곤은 본 공연에 앞서 이례적으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에 실제 콘서트 때와 세팅 및 사운드까지 거의 100% 완벽하게 재현한 무대를 구축하고 약 일주일간 실전을 방불케하는 연습과정을 거치며 완벽하게 사전 세팅을 맞췄다.
또 세계적 수준의 무대 연출을 위해 故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의 안무와 조연출, 무대 디자인을 맡았던 전문가들을 불러모았고, 지난해 빅뱅, 투애니원의 월드투어에 참여한 비주얼 콘텐츠팀 파서블 프로덕션이 영상을, 빅뱅 투어 당시 호흡을 맞춘 밴드팀이 다시 뭉쳐 팀워크 면에서도 높은 조화를 이뤘다.
지드래곤은 음악과 시각적인 비주얼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장치들도 곳곳에 심었다. 크게 레드(RED), 블랙(BLACK), 메탈릭(METALIC), 컬러풀(COLORFUL) 등 총 4개의 콘셉트로 무대를 구성한 지드래곤은 힙합을 베이스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한 감각적인 무대의상으로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드래곤과 댄서들을 위해 총 50여벌의 무대 의상이 특별제작됐다.
무대 연출 및 구성에 있어서도 차원을 달리했다. 자동차 추적신을 실감나게 선보인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투명한 유리 자동차, 용 모양의 마이크, 대형 나비 모형 등 이번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무대 소품과 영상, 특수효과로 콘서트의 격을 높였고, 이는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들을 보는 듯 했다.
특히 이 모든 것들은 지드래곤의 다재다능한 끼와 무대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 지드래곤은 신곡 ‘미치GO’를 오프닝곡으로 선곡해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들려줬으며, 솔로 1집 타이틀곡 ‘하트 브레이커’ 외에 ‘원 오브 어 카인드’, ‘미싱유’ , ‘그XX’, ‘버터플라이’, ‘디스 러브’, ‘1년 정거장’, ‘악몽’, ‘쉬즈 곤’, ‘크레용+판타스틱 베이비’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각각의 콘셉트에 맞춰 선보였고, 완벽히 세팅된 무대 위에서 그는 자유롭게 노닐었다.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지원도 빛났다. 에픽하이 타블로와 함께한 ‘불붙여 봐라’를 시작으로, ‘더 리더스’에선 투애니워의 씨엘이, ‘결국’에선 신예 이하이가 등장해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특히 투애니원 멤버들은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지드래곤을 위해 예정에 없던 특별 게스트로 나서는 끈끈한 동료애를 보이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자신을 보러와준 관객들을 위해 끝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잊지 않았다. 객석을 기습해 관객들을 즐겁게 했고 즉흥적으로 리듬을 타며 몸을 들썩거리는 광대의 모습을 하다가 빗줄기를 맞고 와이어를 타는 등 현란한 조명 속 스펙터클한 무대로 관객들을 끝까지 열광케했다.
지드래곤의 무대는 확실히 4년 전에 비해 아이돌적인 면모를 탈피했다는 것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모든 과정이 숱한 연습과 리허설을 통해 계획된 연출이었지만 그 속에서 그는 짜여진 안무와 큐시트대로 따라하지 않은 것 같은 굉장한 자유로움과 능숙함으로 끼를 발산했다.
또 그가 속한 빅뱅의 공연과도 또 달랐다. 혼자서도 무대 위를 꽉 채울만큼 아우라를 풍겼으며, 전반적으로 공연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였다.
공연 말미 지드래곤은 “그간 가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많이 성숙해졌다. 항상 제 곁에 있어 주신다면 저 역시 앞으로 변함없이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제 겨우 24살, 첫 발을 내딛는 그의 단독 월드투어를 지켜보며 아티스트로 변모하는 지드래곤의 진화의 과정을 보았다.
[지드래곤. 사진 = YG엔터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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