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 "'마의' 속 역할, 다시 선택하래도 숙휘"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조선 국왕인 오빠 현종(한상진)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신분 높은 공주이지만, 짝사랑에 빠진 마의 백광현(조승우)과 만남을 가지기 위해 아픈 동물을 찾아 한양 도성을 발칵 뒤집어 놨다. 또 백광현에게 몰래 뽀뽀를 시도하며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천방지축 공주 숙휘,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낯선 매력에 시청자는 빠져들었다.

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종영 후 마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배우 김소은은 "발랄하고 사랑스럽지만, 그 안에 있는 귀여운 허당기. 그리고 사랑에 있어서는 발칙하고 당돌한 그런 부분이 사랑받지 않았을까요?"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숙휘의 매력을 털어놨다.

이렇듯 당돌한 매력을 뽐낸 숙휘. 숙휘 캐릭터가 탄생에는 사극거장이라 불리는 이병훈 감독의 지지가 있었다.

"감독님이 당돌하고 발랄한 어찌 보면 사극의 틀을 조금은 벗어난 숙휘의 느낌을 원하셨어요. 촬영 초반에 감독님이 저를 불러 말씀하셨죠. '우리 드라마가 다들 사극이라도 너만큼은 현대물이라고 생각해라. 대사도 입에 붙지 않으면 네가 편한 말로 마음껏 바꿔서 소화해라'고 말하셨어요. 덕분에 이전에 참여했던 사극보다 한결 편안하게 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의' 속에서 주인공 백광현의 곁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했다. 지고지순한 강지녕, 현명한 서은서(조보아), 털털한 소가영(엄현경) 등은 각자의 매력과 스타일로 백광현을 도왔다. 김소은에게 다시 '마의'를 시작한다면 어떤 여성을 연기하고 싶은 지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음…숙휘요.(웃음) 저는 지금도 숙휘가 제일 매력적인 것 같아요. 숙휘는 쿨하거든요."

김소은의 말처럼 ‘마의’에 등장한 수많은 여성 캐릭터 중 자신의 감정에 가장 솔직한 여성은 공주 숙휘였다. 그녀의 짝사랑을 주변 인물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와중에도 숙휘의 눈은 오로지 백광현 만을 향하고 있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김소은은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전할 수 있었을까?

"저는 그렇게 못해요. 성격이 소극적인 편이라 숙휘처럼 대담하고 당돌하지 못하거든요. 한편으로는 숙휘를 연기하면서 저 자신이 대리만족을 느낀 것 같기도 해요.(웃음)"

표현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숙휘의 사랑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자신의 친구 강지녕(이요원)과 백광현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한 걸음 물러나 두 사람을 응원한 숙휘의 선택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 지 물었다.

"제가 보는 숙휘라면 끝까지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인데 알고 보면 마지막에 등장한 백광현과 강지녕의 결혼식도 숙휘가 준비했을 것 같아요. 그런 것이 진짜 숙휘다운 것 같다고 생각해요.”

김소은은 모두가 인정하는 ‘마의’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숙휘공주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만큼, 배우 김소은 또한 사랑받았고 성장했다. 김소은은 ‘마의’라는 작품이 자신의 배우 인생에 특별하게 남을 것이라 말했다.

"'마의'는 저에게 터닝 포인트죠.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로 이만큼 주목받는 작품이 없었으니까요. 닉네임이 하나 더 생긴 느낌이랄까요? 팬 층도 넓어졌어요. 예전에는 제 또래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줬다면, 이제는 40~50대 분들도 많이 좋아해주세요. 사람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와주는 것…이것도 숙휘의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연기 스타일도 변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참하고, 꿋꿋한 캐릭터였다면 이번 숙휘는 제가 처음으로 맡아본 부잣집 딸이거든요.(웃음) 부릴 것 다 부리고, 사랑받는 숙휘의 모습처럼 연기 면에 있어서도 자유롭게 놀이터에서 노는 것처럼 연기했어요. 이번만큼 촬영장이 신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의'를 통해 사랑받은 배우 김소은. 이제 그녀는 숙휘의 매력을 한껏 더 뽐낼 수 있는 차기작을 고민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재방송 채널을 보다가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배우 한예슬 선배의 연기를 봤어요. 엽기발랄하고 4차원인 역할. 그런 캐릭터 강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숙휘보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보여야겠죠."

[배우 김소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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