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9회에 뒤집히니… 잠이 안 오더라”
9년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한화 김응용 감독. 롯데와의 개막 2연전부터 혹독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한화는 지난달 30~31일 연이어 9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개막전은 믿었던 마무리 안승민, 31일 경기서는 송창식이 역전을 허용했다. 그 사이 불펜 불안 속 사사구 남발, 베이스러닝과 수비에서의 부족함 등 한화의 아킬레스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태, 삼성에서 최고의 선수들만 데리고 야구를 했던 김 감독. 산전수전 다 겪은 그에게도 그런 개막전 패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개막 2연전서 모두 끝내기 승부가 나온 건 사상 처음이었다고 한다. 김 감독은 2일 KIA와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감독이 잘 못해서 졌다”라면서도 “9회 뒤집어지니까 잠이 안 오더라”며 먼산을 응시했다.
김 감독이 개막 2연전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우리는 6~7점 내야 이긴다. 1점 내자고 보내기 번트를 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뒷문이 불안하기 때문에 공격에서 최대한 다득점을 해야 한다는 의미. 김 감독은 “그래도 타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 했다. 방망이란 잘 맞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라고 개막 2연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31일 경기서 첫 1군경기를 치른 포수 한승택을 두고서도 “그 정도면 잘 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확실히 약한 팀 전력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했다. 기자들 응대도 적지 않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 김 감독은 제자 선동열 감독도 경기 전 미리 만났다고 했다. 그라운드 정중앙에서 만날 경우 사진기자들의 셔터를 받고 관심을 끄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미. 김 감독은 “그냥 뒤에서 몰래 조용히 만났다. 더 이상은 묻지 말라”며 껄껄 웃었다. 선 감독도 “별 얘기는 안 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까. 건강이 걱정된다”라고 짧게 한 마디를 했다.
김 감독으로선 지금 데리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기다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김 감독은 이날 오선진을 2번타순에 기용했고, 한승택을 또 다시 주전포수로 기용했다. 토종 에이스로 성장해야 할 김혁민을 홈 개막전에 넣으며 KIA에 맞불을 놓았다. 홈 팬들 앞에서 김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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