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임준섭이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KIA 임준섭은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93구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임준섭은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임준섭은 개성고와 경성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2년차 좌투좌타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재활에만 임했고, 올 시즌 시범경기서 두각을 드러냈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100% 제구가 잘 되는 투수는 아니지만, 선동열 감독은 “볼, 볼 하는 게 없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본다. 1군에 데리고 다닐 투수”라고 호평했다.
임준섭은 지난달 24일 삼성과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선발로 나와 4이닝 3피안타 1탈삼진 4볼넷 3실점을 기록했었다. 당시에도 안타보단 볼넷이 문제였다.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고스란히 실점하며 위기관리능력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대졸투수이니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3일 대전구장. 임준섭은 당당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 감독은 윤석민과 김진우의 늦은 선발진 합류로 임준섭을 약 3차례 정도 임시선발로 기용할 요량. 결과와 내용이 괜찮다면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첫 단추 잘 꿰었다. 오히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보다 투구 내용이 더 좋았다.
1회 위기를 넘긴 게 컸다. 1사 후 오선진에게 좌전안타, 김태완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을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빠져나왔다. 그러자 2회부터 투구내용이 더 좋아졌다. 최진행, 정현석, 추승우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임준섭은 3회 한승택, 조정원, 이대수를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4회 오선진과 김태완을 연이어 범타로 돌려세운 임준섭은 김태균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내 9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마감했다. 이어 곧바로 최진행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5회에도 정현석, 이여상, 이준수를 차례로 삼진과 범타로 솎아냈다. 5회까지 투구수가 단 73개에 불과했다. 승리요건을 갖췄다. 경기 중반인 6회에도 투구에 힘이 실려있었다. 조정원, 이학준, 오선진을 연이어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퀄리티스타트 최소 기준을 충족시켰다. 임준섭은 7회 김태완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김태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마운드를 박준표에게 넘겼다.
선동열 감독은 선발 데뷔전을 앞둔 임준섭에게 “편안하게 던져라”고 조언했다. 선 감독의 걱정과는 달리 임준섭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선보였다. 1군 데뷔전서 선발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임준섭은 총 93개 투구 중 스트라이크가 54개였다. 선 감독의 칭찬대로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직구 64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0개를 뿌리며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km에 불과했으나 경기운영 능력이 좋았고 특히 제구가 좋았다. 추운 날씨, 첫 선발에 대한 부담 등 주위 환경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KIA는 이날 김주찬이 왼 손목 골절로 6주 진단을 받는 악재를 만났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임준섭의 호투는 단연 반가운 일. 지난해 박지훈에 이어 히트상품이 탄생할 조짐이다. 2010년 5월 16일 LG 이형종 이후 약 3년만의 데뷔전 선발승이다. 구단은 2002년 김진우 이후 11년만이다. 임준섭의 호투로 김주찬 부상 악재에 위안을 삼은 KIA다.
[임준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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