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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LA 윤욱재 기자] 8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LA 다저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시즌 3차전. 이 경기에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회초 앤드류 맥커친에게 투런포 한방을 맞았지만 이후 7회초 1아웃까지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마침 LA 다저스는 3안타 4타점을 폭발한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역전한 상황이었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 다저스는 2점을 추가했고 6-2로 승리했다.
마치 순탄하게 흐른 듯 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숨은 악재들이 있었다. 류현진은 이를 스스로 극복했다.
▲ 중심타자 이디어의 어쩔 수 없는 휴식
이날 경기 전 다저스가 발표한 선발 라인업엔 중심타자 안드레 이디어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이디어는 지난 해 타율 .284 20홈런 89타점을 올린 다저스의 중심타자. 개막전에서도 5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디어가 빠진 이유로 "전날 야간 경기를 치렀고 오늘은 낮 경기다. 또한 다음 주 우리는 원정 6연전을 치른다"고 답했다. 다저스는 전날(7일) 피츠버그와 야간 경기를 치렀고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 10분부터 열린 경기는 3시간 2분 만이 9시 12분에 끝났다. 그리고 다음날 경기는 오후 1시 10분부터 열렸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 이디어는 지난 해 좌투수를 상대로 .222로 약한 점도 있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 첫 홈런을 좌투수인 조나단 산체스로부터 뽑아낸 선수이기도 했다. 어찌 됐든 이디어의 부재는 곧 다저스 중심타선을 약화시켰다. 맷 켐프와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3,4번으로 나섰고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가 5번에 배치됐다. 우승을 도전하는 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해 보일 수밖에 없는 중심타선이었다.
또한 주전 포수 A.J. 엘리스도 휴식을 취했다. 포수는 누구보다 체력 소모가 많은 포지션이다. 이미 5경기 동안 선발로 나섰기에 휴식을 줄 타이밍이었다. 때문에 류현진은 백업 포수인 팀 페데로위츠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류현진은 페데로위츠와의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 후 류현진은 "시범경기 때부터 호흡을 맞췄었다. 전혀 문제 없었다"고 답했다. 경기에 승리한 자만이 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 그레인키-커쇼에 이은 부담스러운 등판
다저스는 피츠버그와의 3연전을 출발하며 2연승을 마크,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 이유로는 선발투수의 호투를 꼽을 수 있다. 6년간 1억 4700만 달러란 매머드급 규모에 다저스에 입단한 잭 그레인키가 신호탄을 터뜨렸다. 그레인키는 6일 피츠버그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힘을 냈다. 7일 경기에 등판한 커쇼는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피츠버그를 제압했다.
그러는 사이 다저스는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마크했다. 그리고 바통은 류현진에게 넘어갔다. 류현진은 이틀 연속 영봉패로 잔뜩 약이 오른 피츠버그 타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그 악재는 독이 되는 듯 했다. 1회초 맥커친이 좌월 투런포를 터뜨려 보란 듯이 다저스의 무실점 행진을 깨뜨린 것이다. 이대로 류현진도 무너질 뻔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후 무실점을 거듭하며 정상 궤도를 회복했다.
물론 팀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다. 1회초 맥커친의 홈런으로 흔들리던 류현진은 가비 산체스에게 볼넷을 내줬고 마이클 맥켄리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다. 이때 3루수 후안 유리베의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늘린 류현진은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그레인키와 커쇼 뒤에 나오는 게 사실 부담이 됐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한 건 바로 류현진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의 앞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이란 값진 결과물이 놓여 있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MLB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LA 다저스 vs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개막6차전 경기 7회초 1사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 = 미국 LA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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