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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주원에게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은 도전이었다.
기존 작품에서 주로 맡아왔던 무거운 역할을 벗어나 철없는 국정원 요원 한길로라는 나이 대에 맞는 역할을 찾았다는 점이 그러했고, 또 데뷔 후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에 출연했던 주원이 처음으로 익숙한 KBS를 벗어나 작품에 임한다는 점도 그러했다. 9일 주원은 마이데일리를 만난 자리에서 그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처음으로 MBC 드라마를 촬영한 소감이요? 확실히 어떤 부분이 다르다고 말 할 순 없지만 드라마를 촬영한 과정에서 방송사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더라고요. 하지만 스타일은 달라도 확실한 건 '7급 공무원'이 참 재밌었던 작업이란 점입니다."
데뷔 후 주원은 세 작품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흥행보증수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런 주원은 일명 '수목대전'이라 불렸던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의 경쟁 속에서 시청률 부침을 겪기도 했다. '7급 공무원'의 주연배우로 주원이 가지는 아쉬움은 없을까?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생각보다 크진 않은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하는 드라마마다 시청률이 잘 나오고, 초반 '7급 공무원'도 그랬을 때 스태프들이 '역시 주원이가 나오니 시청률이 잘나오는구나'라고 농담을 하셨어요. 근데 '시청률이 떨어지면 마음이 아프겠지'라는 고민하고 다르게 막상 떨어지니 '아, 떨어졌네' 정도의 생각만 들더라고요. 오히려 한 번 경험을 하고 나니 시청률에 대한 생각을 버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드디어 정상적인 배우의 길을 걷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인터뷰 중 주원은 "전 아직 신인이에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런 주원이 '7급 공무원' 시청률의 아쉬움을 떨칠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업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배우들과 함께 하는 촬영이 너무 즐거웠어요. 촬영 하는 내내 실실 거리며 촬영했죠. 그게 아쉬움을 버릴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7급 공무원'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은 실제로 10살 차이인 주원과 배우 최강희가 만들어가는 커플 호흡이었다. 주원은 최강희와의 촬영 뒷이야기도 털어놨다.
"커플 연기의 호흡은 (최)강희 누나가 많이 만들어줬어요. 처음엔 잘 다가가지 못했죠. 강희 누나나 저나 낯가림이 많은 성격이라 첫 촬영부터 머리 쥐어뜯는 장면을 찍고 서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거든요. 근데 최강희라는 배우가 생각이 참 순수해서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여배우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게 솔직하고 가식 없는 모습을 보이다보니 가까워질 수 있었죠."
극중 상대역이었던 최강희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그녀에 대한 칭찬을 쏟아낸 주원. 그가 말하는 역대 최고의 파트너 또한 당연히 최강희의 차지였다.
"이전 작품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강희 누나와의 호흡이 가장 좋았어요. '제빵왕 김탁구' 때는 신인이라 정신이 없었고, '오작교 형제들'에서 유이랑 작업 할 때는 서로 모르는 게 많은 신인이라 열심히 하기 바빴거든요. '각시탈'에서는 (진)세연이와 파트너인데 이상하게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어요.(웃음) 근데 이번에는 정말 호흡을 마음으로 느낀 것 같아요. 촬영장에 가서 강희 누나를 보면 눈이 마주치자마자 대사를 내뱉었어요. 그렇게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서른 번 가깝게 대사를 맞췄죠. 외우지 않아도 주고받다보면 자연스럽게 대사가 익숙해지고…나중에는 스태프들도 인정할 만큼 호흡이 척척이었어요."
극 중반 이후에는 함께 하지 않는 장면이 오히려 드물 정도였다는 주원과 최강희. 주원은 최강희와의 호흡을 증명하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키스신이나 애정을 드러내는 장면을 촬영할 때가 되면 강희 누나나 저나 평소에 친한 만큼 서로 너무 부끄러워했어요. 근데 그럴 때도 장면에 대한 하나하나를 대화하면서 만들어 갔어요. 심지어 '키스신에서 입을 움직이는 게 나을까' 이런 부분까지. 서로에 대한 배려였죠. 그리고 신기한 건 최강희라는 배우 자체가 굉장히 귀여워서 항상 상상보다 실제 촬영 장면이 더 예쁘게 나온다는 거였어요. 대본에서는 평범한 장면이 실제는 강희 누나의 자연스러운 귀여움과 합해졌거든요."
최강희 예찬론을 이어가는 주원의 모습은 극중 김서원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한길로의 모습과 겹쳐지기도 했다. 실제 주원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꼭 연인이 아니라도 촬영장에서 강희 누나가 찬성이와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질투가 나더라고요. 작품을 할 때마다 파트너에 대한 집착은 있었어요. 내 파트너가 다른 배우와 포옹 신을 촬영하고 있으면 일부러 말을 걸어서 떼어놓기도 하고… 그러니 실제 상황에서도 질투를 하게 될 거예요. '오작교 형제들'에 나왔던 대사 중에 '사랑은 쿨할 수가 없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웃음)"
[배우 주원. 사진 = 심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소 제공 = 모닝캄빌리지]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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