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누가 염경엽 감독을 초보 감독이라고 볼까.
올시즌 프로야구에는 지난 몇 년동안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상 최초로 9개 구단으로 시즌이 치러지며 보통의 페넌트레이스 때도 일정이 없는 팀이 발생하고 있다. 홀수 구단 체제이기에 한 팀은 쉴 수 밖에 없는 것.
9일 인천 문학구장.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를 앞두고도 이 문제는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SK는 지난주 주중 두산전을 마친 뒤 5일부터 8일까지 4일동안 경기가 없었다. 그 기간동안 SK는 3일 훈련과 하루 휴식을 취했다.
영향은 자연스레 넥센으로 미칠 수 밖에 없다. 4일 휴식을 취한 팀은 주축 투수들의 등판 일자를 상대팀, 컨디션 등에 따라 원하는 날짜에 투입할 수 있다. 실제로 SK는 10일 넥센전에 조조 레이예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레이예스의 지난 등판은 4일 잠실 두산전. 등판 일자로는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이기에 평상시와 다르지 않지만 그 사이 경기는 9일 넥센전, 단 한 경기였다. 또한 조금 더 무리를 했다면 4일 휴식 후 9일 넥센전에 등판시키며 일주일에 두 번 내세울 수도 있었다.
이러한 변수들이 생김에 따라 각 팀들은 4일 휴식과 관련해 어떤 것이 더 유리한가에 대한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 펼쳐졌다. 그렇다면 올해 감독 첫 시즌을 맞는 염경엽 감독의 시각은 어떨까.
결론은 '네가 아닌 나를 본다'였다.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4일 휴식 후 첫 경기를 치르는 팀과 만나는 것에 대해 불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염 감독은 "상대팀 1~3선발을 만나는 것은 시즌 때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SK의 원투펀치인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를 모두 만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표현이었다.
이어 염 감독은 "그것보다는 쉬게 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연승을 하던 기간에 쉬게 된다면 흐름이 끊길 수 있다. 반대일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흐름이 바뀔 수 있다. 결국 우리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상대팀의 4일 휴식이 넥센에게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염경엽 감독이 모를리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팀'만을 강조하는 것은 다른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보 감독이지만 말과 행동은 노련한 감독 못지 않은 염경엽 감독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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