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대구를 떠나 서울에 둥지를 튼 선수들이 새 팀에서 핵심 전력으로 거듭났다. 유망주가 아닌 노장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약은 더욱 신선하다.
LG 트윈스는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자 외부 수혈을 통한 전력보강에 들어갔다. 첫 선택은 FA 영입이었다. 타선보다는 마운드에 약점이 있다고 판단한 LG는 전력보강의 첫걸음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FA로 풀린 정현욱과 계약했다. 보상선수로 이승우가 빠져나갔지만,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던 LG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정현욱을 영입해 불펜의 큰 뼈대를 강화한 LG는 포수 포지션과 내야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유망주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감행했을 만큼 즉시 전력감 선수로 탄탄한 야수진을 구성하려는 LG의 의지는 강했다.
삼성에 내야수 김태완과 정병곤, 투수 노진용을 내준 LG는 그 반대급부로 포수 현재윤, 내야수 손주인, 우완투수 김효남을 받았다. LG가 보낸 선수들이 젊은 선수 위주였던 반면, 받은 선수들은 곧바로 1군 경기에서 활용이 가능한 선수들이었다.
삼성으로부터 온 4명의 선수 가운데 3명이 개막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다. 우선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정현욱은 유원상, 봉중근과 함께 철벽 불펜을 형성했다. 정현욱은 팀이 치른 9경기 가운데 7경기에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고 있고, 5홀드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현재윤은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쓰며 타석에서도 매서운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는 조윤준에게 양보했지만, 현재윤은 8경기에서 19타수 7안타로 타율 .368을 마크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때리지 못했던 홈런도 시즌 초부터 만들어내며 공수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삼성에서는 내야 유틸리티 요원 성격이 짙었던 손주인도 LG에 와서 주전이 됐다. 2루와 3루를 오가며 손주인은 현재까지 전경기에 출장해 35타수 10안타로 .286이라는 준수한 타율을 이어가고 있다. 하위타선에만 고정되지 않은 덕분에 타점도 5개로 쏠쏠하다.
현재윤의 활약은 부활, 손주인의 약진은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윤은 지난해 1군 출장 기록이 없다. 2009년 99경기에 나선 뒤부터 1군에 머무르는 기간이 점차 줄어든 현재윤은 LG에서 부활하고 있다. 그만큼 삼성에 비해 LG의 선수층이 얇다는 것이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트레이드가 부활의 계기로 작용했다.
손주인도 마찬가지다. 손주인은 삼성에서 굳건한 주전들에 밀려 만년 백업이었다. 하지만 LG에서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안타가 44개(2009년)에 불과한 손주인이지만, 올해는 벌써 10개를 때렸다. 새 팀에서 손주인은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당장 1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직 김효남이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LG는 이미 '삼성표' 선수들로 인한 전력강화 효과를 100% 누리고 있다. LG가 계속해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이들에게 달려있다.
[정현욱과 현재윤, 손주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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