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우려했던 일이 절반은 현실이 됐고, 나머지 절반도 현실이 될지 모른다. 원정이라는 점은 그 무엇보다 부담이다.
LG 트윈스가 선 넘어 산을 만났다. 난적은 아니지만, 부담감은 그 누구와 맞붙는 상황보다 크다. NC 다이노스와의 잠실 3연전에서 신생팀의 역사적인 첫 승리 희생양이 됐던 LG가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10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일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지만, LG 입장에서는 상황이 난처하게 돌아가고 있다. 나란히 연패에 빠져 있던 NC와 한화를 차례로 만나게 된 것이다. 누구도 6연승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LG는 6연승에 대한 무언의 압박감과 강박관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NC를 상대로 패하면 창단 첫 승리를 내준 팀으로 영원히 기록에 남고, 한화에게 패해도 10연패 혹은 11, 12연패 뒤 시즌 첫 승을 거두게 해준 상대로 기억된다. 어쩌면 LG는 한화만큼이나 간절하게 한화가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 한 경기라도 이기고 오기를 바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첫 승을 따내지 못하면서 빈손으로 홈에 돌아오게 됐다. NC와의 부담스런 3연전을 통해 유형과 무형의 피로가 쌓였을 LG는 또 한 번의 부담스런 3연전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화는 이미 선수단 삭발까지 감행한 상태다. 꼭 LG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한화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장소마저도 대전이다.
LG에게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다면 전력의 차이다. LG는 12일 있을 한화와의 첫 경기 선발로 팀의 에이스인 벤자민 주키치를 예고했다. 한화는 우완 김혁민으로 이에 맞서지만, 선발의 무게에서 주키치에 비할 수는 없다. 11일 경기에서 패하며 유원상-정현욱-봉중근이 휴식을 취한 것도 불행 중 다행이다.
게다가 한화는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발투수인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를 모두 삼성전에 소모해 LG전에 내보낼 수 없다. 경기를 이기는 흐름으로 가져가지 못해 불펜의 필승조를 제대로 가동해본 것도 너무 오래 전의 일이다. 중반 이후까지 승기를 잡더라도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마음속의 부담을 덜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번 3연전은 한 경기도 져서는 안 된다는 부담과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사이의 싸움이 됐다.
[LG 트윈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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