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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최부경을 엉덩이로 밀어보겠다.”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12일 잠실학생체육관. 많은 사람이 유재학 감독과 문경은 감독의 사제 대결, 그리고 양동근과 김선형의 최고 야전사령관 맞대결에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또 하나 지켜봐야 할 매치업이 있다. 함지훈과 최부경의 맞대결이다. 두 사람은 골밑에서 보이지 않는 몸싸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함지훈과 최부경은 사실 현 시점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는 카드다. 함지훈은 4강 플레이오프서 활용폭이 줄었다. 문태영의 공격, 양동근과 김시래의 투 가드 시스템 속에서 활용 방안이 애매했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공권 강화 차원에서 그를 활용했다. 이런 흐름은 SK와의 챔피언결정전서 바뀔 가능성이 있다. SK에 장신 포워드가 많기 때문에 미스매치가 나오지 않기 위해선 함지훈이 꼭 필요하다. 함지훈에게서 파생되는 공격 역시 중요한 요소.
최부경은 올 시즌 완전히 플레이가 개조됐다. 건국대 시절 모든 걸 혼자서 다 챙긴 에이스였으나 SK서 플레이가 간결해졌다. 사실상 이타적인 마인드를 지닌 플레이어로 바뀌었다. 최부경이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몸싸움에 주력하면서 에런 헤인즈의 활동폭이 늘어났었다. SK 3-2 지역방어의 최후 지지선도 최부경이 지켰었다. 농구 전문가들은 올 시즌 SK 정규시즌 우승 원동력으로 최부경의 존재를 꼽는다.
이런 두 사람이 작은 신경전을 펼쳤다. 바로 엉덩이 전쟁. 함지훈이 큰 엉덩이로 골밑에서 밀고 들어가면 최부경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 함지훈은 “골반이 커서 엉덩이로 포스트업할 때 밀고 들어간다. 최부경을 엉덩이로 밀어보겠다”라고 선제 공격을 날렸다. 이어 최부경은 “지훈이 형 엉덩이가 크고 강하다. 나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힘에서 밀린다는 생각은 안 한다. 많이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함지훈은 과도한 신경전은 피했다. 하지만, 뼈가 있었다. “SK는 김선형의 속공과 에런 헤인즈의 공격이 가장 막기가 어렵다.. SK는 그 두 선수의 공격을 막으면 쉽게 간다. 못 막으면 어려운 게임을 할 것 같다”라면서 최부경을 언급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최부경에게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최부경은 “프로에선 대학 시절과는 달리 내가 공격에 욕심을 내면 공이 잘 안 돈다”라면서도 “너무 자제하면 나에 대한 마크가 떨어진다. 공격을 해야 할 땐 하겠다. 챔프전 때는 지훈이 형과 포스트 업을 한다. 1대 1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침착하게 하겠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저희 3-2 드롭존 핵심은 내가 아니다. 모비스도 공략을 위해 준비할 것이다. 쉽게 깨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구는 5명이서 하는 것이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두 사람의 엉덩이 전쟁. 곧 골밑 자리 싸움을 의미한다. 골밑 제공권 향방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 단기전의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엉덩이 전쟁을 그냥 두고 봐선 안 될 것 같다.
[최부경과 함지훈.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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