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넥센이 삼성과의 투수전서 판정승했다.
삼성은 11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71로 4위였다. 팀 타율이 0.307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마운드 위력이 덜 발휘된 상황. 외국인 투수들이 전력에 완전히 들어오지 못하면서 아직 내부적으로 정비가 덜 됐다. 넥센 역시 팀 평균자책점 4.86으로 8위였다. 선발진은 괜찮은데 사사구를 남발하는 불펜이 문제.
마운드가 다소 불안하던 삼성과 넥센이 12일 올 시즌 첫번째 맞대결서 투수전을 펼쳤다. 사실 선발투수가 넥센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와 삼성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나이트쪽으로 살짝 기울어져있었던 게 사실. 로드리게스의 경우 시범경기 부진 원인이 다소 느린 슬라이드스텝과 불안한 제구 때문이었다는 내부 판단. 이에 조정기를 가진 뒤 이날이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다. 반대로 나이트는 명불허전. 5일 대전 한화전서 7이닝 2실점하며 지난해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넥센쪽으로 기울어졌던 흐름은 의외로 팽팽했다. 로드리게스의 투구내용이 의외로 좋았다. 약점이던 슬라이드 스텝의 시간을 줄였다. 5⅔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 총 89개의 공을 뿌려 최고구속 150km의 직구의 힘이 돋보였다. 뚝 떨어지는 커브의 위력도 수준급. 넥센 타자들은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떨어져있기도 했으나 로드리게스 공략에 애를 먹었다.
로드리게스는 1회 선두 서건창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장기영에게도 안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얻어맞을 경우 조기 강판도 우려됐던 상황. 여기서 이택근을 내야플라이로 잡아냈고, 박병호에게 짧은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뒤 우익수 박한이가 홈으로 쇄도하던 서건창을 홈에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2회부터는 자신의 힘이 돋보였다. 2사 1루 상황에서 허도환의 3루 강습 타구가 3루수 조동찬의 글러브에 맞고 외야로 굴절돼 2사 1,3루 찬스를 잡았으나 박헌도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에도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줘 1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엔 선두타자 장기영에게 볼넷에 이어 2사 후 보크를 범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후속 박근홍이 위기를 넘겼고, 7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심창민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나이트의 투구는 더 완벽했다. 총 88개의 공 중 직구는 단 1개. 최고구속 146km의 싱커가 무려 64개였다. 홈으로 정직하게 들어가는 공이 없었다. 움직임이 지저분한 공을 던지면서 삼성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3회 1사 3루 위기에서 이승엽을 몸쪽 바짝 붙는 스텐딩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단연 백미.
5회엔 무사 2루 위기에서 연이어 세 타자를 처리했다. 6회엔 2사 후 박한이의 타구에 악송구를 범했으나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무실점했다. 7회엔 2011년 8월 5일 목동 두산전 이후 616일만에 등판한 마정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1이닝을 공 12개로 삼진 2개를 잡으며 깔끔하게 막았다. 박성훈과 이정훈도 1이닝을 무실점 합작했다.
결국 승부는 불펜에서 갈렸다. 삼성의 불안한 불펜이 발목을 잡았다. 권혁이 8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서 물러났고, 안지만이 2사 1,3루까지 잘 끌고 갔으나 강정호에게 좌중간 결승 3점포를 맞고 말았다. 강정호에게 구사한 공은 한 가운데 몰린 공이었다. 넥센은 9회 손승락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손승락은 9회 2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넥센은 최강 불펜 삼성과의 맞대결서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으로선 뼈 아픈 1패였다. 넥센은 불안하던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면서 한결 탄력을 받게 됐다. 에이스 나이트 호투 역시 삼성을 물리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경기력 하락 논란 속에서 보기 드문 투수전. 명승부였다.
[나이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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