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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정식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올해로 데뷔 13년을 맞이한 가수, 그 와중에 6년만에 민간인이 된 가수. 12년만에 맞이한 전성기를 어떻게든 이어보려 비겁하게 홈그라운드로 돌아온 가수. 싸이입니다. 반갑습니다"
싸이의 시작은 항상 같았다. 겸손하면서도 진솔한 모습으로 그는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작년의 8월 '더 흠뻑쇼'에서 봤던 싸이의 모습과 다를 것 없었다. '비현실적이었던' 지난 9개월 동안 싸이의 위상은 너무도 분명하게 달라졌지만, 그는 인간 박재상, 공연을 죽도록 사랑하는 싸이로 무대에 올랐다.
여전히 관객들을 형제, 자매라고 칭하며, 그 어떤 것보다 함성 소리에 목말라 하는 싸이는 한국가수라서, 한국 팬들 앞에 가장 먼저 무대를 선보였다.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싸이의 단독콘서트 '해프닝(Happening)'은 그 동안 공연쟁이로 살아온 싸이의 모든 열정을 오롯이 볼 수 있었다.
싸이는 잠실벌을 날았다. 비둘기 400마리를 동원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싸이는 그 대신 자신이 직접 비둘기가 되어 공연장 곳곳에 있는 팬들을 찾아갔다.
공중에 떠 있는 싸이는 "여러분의 소리가 정말 잘 들린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러분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른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며 '거위의 꿈'을 부르던 싸이는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관객들 역시 하늘을 나는 싸이와 함께 마음을 나누며 '거위의 꿈'을 함께 열창했다. 눈물을 흘리는 싸이의 모습에 함께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도 있었다. 하늘을 나는 싸이와 5만 관객들을 하나가 되어 마음을 나눴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진짜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싸이는 여자에게 의자를 빼 주면서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 배 아픈 유재석이 탄 엘레베이터의 모든 층을 누르는 등 등 철 없고 귀여운 악동으로 분했다.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뮤직비디오에서 자신만의 아우라를 내 뿜었다.
특히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가인은 악동 젠틀맨에 대항하는 여자 젠틀맨으로 출연했다. 무엇보다 싸이와 함께 시건방춤을 함께 추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어진 '젠틀맨' 무대에서 싸이는 베일에 감춰져 있던 시건방춤을 댄서들과 함께 선보이며 5만 관객들의 큰 환호성을 이끌었다. 싸이는 "'젠틀맨'을 들고 다시 해외 활동을 할 때 '강남스타일'과 같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역시 싸이의 콘서트에서 기대를 모았던 것은 싸이의 '여장무대'였다. 그 동안 씨스타의 '나혼자', 박지윤의 '성인식' 등 여장을 한 싸이의 패러디 무대는 매 공연마다 팬들에게 경악과 즐거움을 선사해 왔다.
이날 '싸욘세'로 분한 싸이는 타이트한 레드 핫 팬츠에 부츠를 신고 등장했다. 싸이는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Single Lady)'에 맞춰 혼신을 힘을 다해 안무를 선보였다. 비욘세의 포인트 인무인 엉덩이를 치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이번 콘서트에서 싸이에게 무엇보다 큰 힘은 '빵빵'한 게스트였다. '여성 관객들에게 바친다'는 문구와 함께 등장한 지드래곤은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로 무대를 불태웠다. 이어진 '크레용(Crayon)'무대에서 지드래곤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5만 관중과 무대를 휩쓸었다.
2NE1 역시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르는 2NE1의 댄스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또 이하이는 싸이와 함께 '어땠을까'를 불렀다.
이밖에 이날 싸이는 '라잇나우' '연예인' '예술이야' '새' '오늘밤새' '흔들어주세요' '강남스타일' '내 여자니까' 등을 부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이날 콘서트는 케이블채널 엠넷. 유튜브 채널, 네이버 뮤직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 됐다.
[싸이 콘서트 실황.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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