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음에 안 들죠. 공이 안 나가요.”
삼성 마운드. 1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74로 5위다. 시즌 초반 폭발적인 타력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마운드는 확실히 완전하지 않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주 릭 반덴헐크가 선발진에 들어오면 6선발 체제로 선발로테이션을 운용한다. 하지만 확정적인 건 아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라는 전제를 깔았다. 완전치 않은 마운드의 중심. 차우찬이 있다.
류 감독은 물음표를 빨리 떼어내고 싶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 좀 더 여유있게 시즌을 보낼 수 있다. 류 감독은 특히 차우찬의 부활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차우찬은 “시범경기 때보다 지금 구위가 낫다. 위력 자체가 더 좋아졌다”면서도 “못하면 선발진에서 빠져야 한다. 공이 안 나간다. 선발 경쟁에서 제일 뒤처져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차우찬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이어 시범경기서도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자 류 감독은 차우찬을 지난달 30일 두산과의 개막전서 불펜 투입했다. 그리고 10일 대구 한화전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서 볼넷이 7개로 다소 많았다는 게 아쉬운 점. “볼넷이 많았다. 좋아졌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투구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부담을 털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차우찬은 올 시즌 마운드에서 단순한 마인드를 갖겠다고 했다. “작년에는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다. 올 시즌엔 마운드 위에선 많이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공격적인 피칭이 중요하다. 볼 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져가다 많이 맞았었는데 올해는 상대가 치게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겠다”고 다짐했다.
차우찬이 올 시즌 예년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투구 래퍼토리도 지난해와 같다고 했다. 직구, 슬라이더 위주에 체인지업 등을 적절히 섞는 방식. 문제는 직구라고 했다. “한창 좋았을 때보다 직구에 힘이 없다. 직구에 힘이 있어야 변화구가 위력적이다. 지금은 체인지업을 보여주는 공으로 던지지만, 언젠가는 승부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차우찬은 최근 이어지는 쌀쌀한 날씨는 투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했다. 차우찬은 “투수들은 몸을 풀고 나면 열이 잘 안 식는다. 마운드에선 계속 열을 내야 한다. 경기 이후 열을 식힌다”면서도 오히려 “야수들이 서 있기가 힘들 것이다. 날씨가 추워서 성적을 못 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때 대한민국을 대표할 왼손투수로의 성장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차우찬. 그러나 지난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6.02로 부진한 뒤 마음을 고쳐 먹었다. 만족을 모른다. 직구 구위를 좀 더 끌어올려서 풀타임 선발로 확실한 검증을 받고 싶어 한다. 마인드도 바뀌었다. 부담을 버리고 마운드 위에선 생각을 버리겠다는 자세. 좋은 투수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차우찬이 제 궤도에 오를 경우 삼성 6선발체제는 더욱 탄력을 받는다. “절박하다”는 말에서 예년과는 사뭇 다른 비장함이 느껴진다. 차우찬은 지난해 구겼던 자존심을 올해 다시 세우고 싶어 한다.
[차우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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