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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말년에 혹한기라니!” (tvN ‘푸른거탑’ 중 최종훈)
"목소리 안 나오냐. 팔은 왜 흔들다 말아. 밤새도록 흔들까?" (MBC ‘일밤-진짜 사나이’ 중 휘성)
요즘 방송가에서 군대 이야기는 ‘아주’ 잘나가는 소재다. 물론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군대’ 이야기는 빠지지 않던 이야기다.
과거 ‘메기병장’으로 큰 히트를 쳤던 ‘유머일번지-동작그만’을 비롯해 수 많은 군소재 콩트가 제작됐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요즘 군대 이야기는 좀더 ‘날 것’ 그대로다.
‘동작그만’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군 소재 프로그램을 보면 군대라는 특수성을 배경으로 희화된 인간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은 그냥 ‘군대’ 그 자체를 보여준다.
‘푸른거탑’은 ‘혹한기 훈련’, ‘조폭 신병’ 등 군대에서 접할 수 있는 상황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거기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진짜 사나이’의 경우 이제 첫 방송됐지만, 출연진들이 ‘신병’으로 육군 훈련소에 입소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대한민국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접했거나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흔하디 흔했던 ‘군대’ 이야기가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일까? 바로 군대라는 상황의 특수성이 시청자의 감정이입이 가능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모든게 갖춰진 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극한의 상황이 벌어진다. ‘1박2일’에서 하나의 벌칙 처럼 그려지는 ‘야외 취침’은 군대에서는 일상일 수도 있다. ‘1박2일’은 잘 만들어진 레저용 텐트에서 잠을 잘 수 있지만, 군대에서는 두꺼운 천 두 장을 이어 붙이고 알루미늄으로 된 지주대를 세워만든 A형 텐트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것이다. 이런 극한 상황에 노출된 출연자들은 거기서 제작진이 원하는 ‘리얼’ 자체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푸른거탑’과 ‘진짜 사나이’가 제작될 수 있는 환경 또한 군대를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이 제작가능하게 된 점 또한 고무적이다. 미디어에 문을 굳게 걸어 잠구고 외부 노출을 꺼리던 군조직이 ‘푸른거탑’에는 촬영장을 제공해 주고, ‘진짜 사나이’에는 육군 훈련소를 개방한 것이다.
실제로 ‘푸른거탑’을 방송하고 있는 CJ E&M 관계자는 “군의 협조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만약 지원이 없었다면 모든 세트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수준의 ‘푸른거탑’은 만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푸른거탑’(위), 진짜 사나이. 사진 = CJ E&M, MBC 방송화면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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