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담과 기회의 줄다리기다.
개막 최다 13연패. 치욕의 역사를 쓰고 있는 한화가 운명의 3연전을 맞이한다. 16일부터 18일까지 신생구단 NC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한화로선 부담스러우면서도 기회다. 어쨌든 연패를 빨리 끊고 1승을 올려야 선수단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그러나 그 스트레스에 사로잡힌 채 경기가 꼬이면서 연패가 이어질 경우 한화를 향한 비난포화 수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 한화를 짓누르는 27년의 자존심
한화의 전신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1986년 창단했다. 올해로 만 27세다. 프로야구에서 어엿한 청년이다. 그들에게도 찬란한 역사가 있었다. 1994년 한화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가세가 기울기 시작해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 그 중 3차례의 최하위 수모를 겪고 있다.
그래도 한화엔 자존심이 있다. 올해로 데뷔 2년차이자 1군 데뷔 원년인 막내구단 NC를 잡아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아무리 전력이 허약하다고 해도 신생구단에 맥없이 지는 건 자존심이 상한다. 그나마 기존 구단들에 연패를 당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신생구단에도 밀린다면 한화 팬들의 민심이 크게 흔들릴 게 자명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한화가 막내구단보단 전력이 좋고 야구를 잘 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가 NC보다 낮은 순위에 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드물었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두 팀 모두 세기와 정교함에서 2% 부족한데, NC는 최근 기세만 놓고 보면 점점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박빙승부를 이겨내는 불펜. 스퀴즈로 1점을 짜낼 줄 아는 타선. 이런 습관을 쌓는 건 강팀으로 변모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객관적 전력상 한화는 NC에 밀릴 게 없다. 그러나 선수단이 거듭된 패배로 연패탈출에 몹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최근 2연승을 내달린 분위기도 NC가 한화를 압도한다. 한화는 그 자체가 부담스럽다. 이겨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하면 더욱 몸이 경직되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 27년의 자존심은 생각보다 한화를 거세게 짓누르고 있다.
▲ 위기는 기회다
표면적으로 보면 기회다. 한화가 내부적인 분위기만 잘 추스른다면 NC에 밀릴 이유가 없다. 한화의 당면 목표는 개막 연패 기록 스톱과 함께 최하위 탈출. NC만 잡으면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한화가 NC를 잡아내지 못한다면 연패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한화는 주말 우승후보 두산과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한화로선 1승 신고뿐 아니라 최소한 NC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 목표로 한다. 그래야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
NC를 상대하기 전에 내부 전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한화는 LG와의 지난 주말 홈 3연전서 연패를 끊기 위해 내일이 없는 마운드 운용을 했다. 결과적으로 2득점 19실점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보직이 사라진 투수들은 갑작스러운 단기전 식 마운드 운용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고, 개막 이후 꾸준하게 터져줬던 타선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한화는 이번 주부터 다시 마운드 운용을 정상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오래 갖고 가긴 어려운 구조였다. 16일 경기 선발은 대니 바티스타. 한화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다. 불펜은 송창식을 중심으로 재구성될 전망. 오히려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때 팀이 결집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엔트리를 교체할 수도 없는 상황. 기술적인 부족함을 곧바로 메우기 어려운 현실. 냉정하고 차분하게 경기에 나서면 기본적으로 NC에 비해 불리할 건 전혀 없다.
한화가 시즌 초반 승부처를 맞이했다. NC와의 3연전은 더욱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도,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화에 NC와 3연전은 부담과 기회 사이의 줄다리기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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