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선수 초상권 계약과 관련한 일구회 집행부의 행보에 유감을 나타냈다.
선수협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구회 집행부가 일구회 초상권 계약을 위해 선수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 하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초상권 계약과 관련해 현역 선수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지난해 게임사와의 초상권 계약을 보다 좋은 조건에 하기 위해 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와 통합 계약을 하기로 협정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두 단체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요구조건도 달라 지난 1년간 게임사와 협의를 했지만 통합계약에 실패했다"며 "일구회 집행부는 높은 초상권 사용료를 고집하고 게임사에 대한 소송까지 요구하는 등 선수협으로서는 더 이상 통합계약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선수협은 지난 3월 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일구회와의 통합계약협정서를 해지했다. 선수협은 "하지만 일구회 집행부는 통합계약협정해지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수협 임원인 현역선수들에게까지 연락해 통합계약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며 "통합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법무법인을 통해 수억원의 후원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선수협에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은퇴 선수들의 초상권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지 선수협을 볼모로 삼아 초상권 계약을 하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선수협 이사 일동은 초상권 통합계약을 유지하라는 일구회 집행부의 부당한 요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사회에서 선수 이사들의 만장일치로 일구회 집행부의 부당한 주장을 공개하고 단호하게 거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양분된 은퇴 선수들의 갈등이다. 앞서 일구회는 지난 1월 선수협 산하 단체였던 은퇴선수협과의 통합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은퇴선수들은 일구회의 초상권 행사에 반발해 이순철 KIA 코치를 회장으로 한 새로운 은퇴선수협회를 발족시켰다.
이에 일구회도 지난 12일 김동수 넥센 코치를 회장으로 하는 산하 은퇴선수협의회를 조직해 맞서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여론의 거센 비난과 함께 지난 15일 이순철 코치(은퇴선수협회 회장)와 김동수 코치(일구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 회장)가 한자리에 모여 두 조직의 통합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에 일구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수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은퇴선수를 대표하는 단체가 두 조직으로 갈라지면서 불거진 갈등이 현역 선수에게까지 불똥이 튄 셈이다. 일구회와 은퇴선수협회의 초상권을 둘러산 힘겨루기가 게임사와의 계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현역 선수 끌어들이기로까지 변질될 위기에 처하자 선수협이 야구 선배에 대한 무례를 무릅쓰고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선수협 김선웅 사무국장(왼쪽)-박충식 사무총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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