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술술 풀리는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이다.
울산 모비스가 2009-2010시즌 이후 3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모비스는 16일 울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도 가져갔다. 시리즈 스코어 3-0. 17일 4차전을 잡을 경우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3차전을 휩쓴 팀은 2005-2006시즌 서울 삼성이 유일했는데, 4차전도 잡아내며 스윕에 성공했다. 대표성이 적은 표본이지만, 모비스로선 기분 좋은 과거 기록이다. 그만큼 상황과 흐름이 모비스 편이다.
'만수' 유재학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13연승을 일궈내는 과정 속에서 이미 4강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겨냥한 패턴 발굴 및 전략 수립에 나섰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와 SK는 다르다. 큰 틀은 바뀌지 않지만, 상대에 따라 다르게 준비했다”라고 했었다. 유 감독의 말대로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비스는 SK에 양동근과 김시래를 동시에 넣기 힘들다. 미스매치가 발생하기 때문,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자유롭다. SK 박상오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대체로 부진하고, 설령 미스매치에 의한 점수를 내준다고 해도 큰 파괴력이 없다고 본다.
그런데 이날 SK가 특유의 1가드 4포워드 체제를 사실상 버렸다. 투가드 시스템으로 나왔다. 스피드를 강화했으나 높이는 낮아졌다. 이는 모비스가 양동근과 김시래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때문에 유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박종천, 박구영 등 슈터까지 집어넣어 외곽공격마저 엿봤다. 한마디로 모비스가 사용할 수 있는 수가 늘어난 것. 물론 이날 모비스의 외곽슛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지만, 분명 공격루트가 많아진 것.
그리고 모비스는 헤인즈-김선형의 2대 2 플레이를 확실하게 막아내고 있다. 이날도 2차전과 마찬가지로 헤인즈가 돌파할 때 거리를 두되 확실한 트랩 수비로 위력을 떨어뜨렸다. 또한, 라틀리프와 벤슨이 적극적으로 몸 싸움을 하면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는다. 이러면서 SK 특유의 속공 위력도 떨어뜨렸다. 오히려 모비스가 더욱 정교한 속공을 선보이며 흐름을 이끌었다.
유 감독은 “SK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SK의 전략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다. SK가 3차전서도 1~2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나오자 확실하게 흐름을 잡았다. 예를 들어 김선형이 공을 잡은 뒤 돌파 습관까지 파악해 적극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드리블이 약한 김민수, 박상오에겐 헤인즈-김선형 2대2에서 파생되는 공이 들어갈 때 철저한 맨투맨을 하는 방식.
모비스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함지훈의 활용빈도를 낮추고 있다. 문태영과 동선 정리가 명확하게 되지 않은 그를 굳이 좋은 흐름에서 오래 기용할 이유가 없다. 대신 백업 멤버들의 외곽포와 김시래, 양동근의 경기운영, 벤슨,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으로 승리를 챙기고 있다. 이날 역시 단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완승했다.
세부적인 경기력은 유재학 감독 마음에 들지 않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만 가지 수를 갖고 있다는 '만수' 유재학 감독이 원하는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13연승, 4강 플레이오프 3연승.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3연승까지. 만약 17일 4차전마저 승리할 경우 모비스는 대망의 20연승으로 2012-2013시즌의 주인공이 된다. 지금 흐름으론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서 SK를 압도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 사진 = 울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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