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이젠 모비스 농구가 익숙하다.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파죽의 3연승.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확 바뀐 문태영과 김시래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문태영은 LG 시절 자유로운 공격에 길들여져 있었다. 자신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었고 영웅심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철저하게 유재학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에 녹아들었다. 김시래도 마찬가지. 자신이 직접 볼을 끄는 습관이 있었던 김시래는 유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 개조작업에 따라 간결한 플레이를 펼치는 가드로 다시 태어났다.
두 사람은 촘촘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모비스 농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도 유 감독은 100% 만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규시즌 막판 13연승을 달리는 과정. 포스트시즌 전승을 달리고 있는 과정 속에서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두 사람은 모비스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문태영은 이날 12점 7리바운드, 김시래는 12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눈에 보이는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팀 공헌도가 높아졌다.
김시래는 유 감독이 지시한 플레이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다. 양동근과 투 가드 시스템을 이루면서 볼 배급에 적극적이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 그는 “파이널이라는 큰 무대에서 뛰는 것도 영광인데 이겨서 더 좋다. 팀이 똘똘 뭉쳐서 더 좋다”라며 “아직도 수비가 약하다. 정규시즌에는 정신 없이 했다 작전이 많았는데 이젠 익숙해졌다. 여유가 생겼다”라고 웃었다.
그는 명지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유 감독이 주문하는 농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팬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 “많이 속상했다. 속으로 독기 품고 있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초반보단 좋아진 것 같다. 3-2 존을 깨는 게 쉽지 않지만 두렵지 않다”라고 했다.
문태영은 함지훈과의 동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바깥쪽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부족한 수비력도 조금씩 메워나가는 모습. 문태영은 “오늘도 평소 하던대로 했다. 팀 동료를 위해 뛰었다. 득점하는 것보다 좀 더 패스하고 동료 살려주는 게 좋다. 움직이는 플레이에 익숙해졌다. 즐거운 농구를 하고 있다. 모비스는 LG와 다른 팀이기 때문에 다른 역할 주어지는 게 당연하다.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득점에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득점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승리하는 게 더 좋다”라고 웃었다.
그는 중국 CBA와 D-리그 우승 경력이 있다. 하지만, 모국에서 첫 우승을 앞둔 상황에서 기분이 남다르다고 했다. “모국에서 우승하면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 형(문태종)에게도 배울 게 많아서 감사하다. 말썽꾸러기 동생을 잘 보살펴줘서 고맙다. 경기 후 문자메시지로 축하한다는 응원이 많이 온다”라고 웃었다. 그는 “내일 우승하면 한국말로 소감을 말해보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시래와 문태영은 모비스에서 한 시즌을 보내면서 확실히 변했다. 어렵기도 했고, 욕도 많이 먹었다. 두 사람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결실로 그 대가를 얻기 직전이다.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서 우승한다면 두 사람의 감정은 분명 특별할 것이다.
[문태영. 사진 = 울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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