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합도 큰 품목, 엔저에 따른 수출 감소위험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엔저현상이 한국수출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정권은 잃어버린 20년 세월의 원인인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업규모 20조 엔 이상을 투입한 긴급경제대책과 성장전략에 의한 경기회복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물가상승을 목표로 대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바로 '아베노믹스'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엔저는 일본기업의 수출채산성 호전 및 수익확대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해외생산비율이 높은 업종은 해외진출비중을 증가하고 해외생산이 높지 않았던 업종에서도 비중을 늘리려는 경향이 우세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베 정권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감세 정책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기업 성장 중시의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후 일본경제를 견인해 온 민간의 힘을 이끌어내는 지원책도 내놓고 있다.
성장을 중시하며 민간의 저력을 끌어 올리려는 일본정부는, 설비투자액을 전년대비 10% 이상 늘리면서 투자금액의 3%를 법인 세액에서 감액하고, 평균급여 등을 늘린 기업에 대해 급여증가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한편, 법인세에서 연구개발비를 차감하는 상한액을 인상해주고, 자동차 신소재 개발과 iPS 세포(인공 다능성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재생의료 연구지원에 예산을 계상하였으며, 의료, 간호, 노동 분야의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에 해당하는 성장전략의 열쇠를 민간의 힘으로 판단하고 이를 이끌어내어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킬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성장전략의 노력은 부처 간 두꺼운 벽과 규제에 막혀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최근 엔저에 의한 수출경쟁 격화, 잉여자금 유입 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재벌계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수출기업이나 증권시장에도 지속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다.
한국은 일본과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수출을 놓고 경합하고 있어 엔·원 환율이 수익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인용, 필요한 경우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Smoothing Operation)등에 의한 적극적인 대응(외환시장개입)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경합하는 49개 수출품 가운데 절반인 24개 품목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 21개 품목(전체 42.8%)은 작년 플러스 수출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마이너스로 급락한 경우다. 작년에 비해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한 품목도 10개에 달했다.
엔저의 후폭풍 속에서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한 품목은 휴대전화·항공기 부품, LCD 등 9개 품목에 불과했다. 49개 경합 품목은 세계관세기구(WCO)가 분류하는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겹친다. 이들 품목은 한국 전체 수출에서 51.4%의 비중을 차지한다.
품목별로는 한국 10위권 내 주력수출품이면서 일본과의 경합도가 큰 석유제품·자동차·기계류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1위 품목인 석유제품은 수출증가율이 작년 43.9%에서 올해 -0.7%로 급락한 반면 일본은 -41.8%에서 4%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자동차도 일본의 가파른 상승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디젤 중형승용차의 경우 한국은 작년 59.5%의 수출증가율로 승승장구하다 올해에는 -11.8%로 뚝 떨어졌다. 일본은 반대로 -36.3%에서 12.3%로 급상승했다. 디젤 트럭과 가솔린 중형승용차도 작년 플러스 수출증가율에서 -2.3%, -0.6%로 각각 급락했지만 일본은 5∼10%대의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
자동차 부품 역시 차량용 기어박스 144.8% → 8%, 엔진용 부품 87.2 → 43.5%, 차량용 차체 부품 84.6% → 34%, 제동장치(부품 포함) 24.9% → 17.2% 등으로 힘이 빠지는 사이 일본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상승세를 탔다.
가격경쟁력이 핵심 요소인 철강과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에서도 작년과 올해 한일간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최근 급속히 진행된 엔저 현상이 한국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한국 주력수출품이 일본과의 경합도가 커 엔저에 따른 수출 감소 위험에 상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2011년 대비 20% 가량 폭등하며 100엔을 돌파하는 데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엔저가 더욱 속도를 낼 경우 그나마 힘겹게 제자리를 지켜오던 전기전자 등 일부 수출품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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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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