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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커쇼가 홈런에 울었다.
LA 다저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볼넷 5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커쇼는 자타공인 다저스의 에이스다. 1988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지만 벌써 굵직굵직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11년에는 21승 5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타기도 했다. 물론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내셔널리그 1위였다.
지난해에는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14승 9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만큼은 2.53으로 1위였다. 덕분에 커쇼의 향후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시즌 세 차례 등판에서도 평균자책점 1.16이라는 짠물투구를 이어갔다.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투구내용은 에이스란 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날도 3회까지는 커쇼다운 활약을 펼쳤다.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커쇼는 3회 2사 이후 상대투수 타이슨 로스에게 첫 안타를 내줬지만 크리스 데노피아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4회가 되자 180도 달라졌다. 4회 선두타자 에버스 카브레라에게 92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3루수 닉 푼토가 내야 파울 플라이를 잡지 못한 뒤 일어난 일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체이스 헤들리에게 볼넷, 헤수스 구즈먼에게 안타, 욘더 알론소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다. 이후 제프 교코에게 1타점 2루타, 카일 블랭크스에게 적시타를 맞고 4회에만 3실점을 했다.
이후 홈런 악몽이 계속됐다. 5회에는 선두타자 크리스 데노피아에게 좌월 솔로홈런, 6회에는 1사 이후 블랭크스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데노피아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블랭크스에게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통타 당했다.
결국 커쇼는 6회를 마치지 못하고 쓸쓸히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5⅓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볼넷 5실점(3자책).
실점도 실점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커쇼가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내줬다는 것이다. 커쇼는 이날 전까지 154경기(152선발)에 등판해 967⅓이닝동안 62개의 홈런을 맞았다. 9이닝당 한 개도 되지 않는 0.6개다. 올시즌에도 앞선 3경기에서는 단 한 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5⅓이닝동안 3개를 맞았다.
경기당으로 보더라도 커쇼의 이날 피홈런 3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커쇼가 1경기에 두 개 이상 홈런을 내준 경기는 9차례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중 3개 홈런을 맞은 경기는 딱 한 번이다.
커쇼는 지난해 5월 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3개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어느 정도 명분이 있었다. 무엇보다 경기가 열린 장소가 '홈런 공장'인 쿠어스 필드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닝도 이날보다 많은 7⅓이닝을 소화했다. 결국 임팩트만 본다면 이날 피홈런 3개가 더욱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
커쇼가 이날 충격을 딛고 다음번 등판에서는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생애 두 번째 3피홈런 경기를 펼친 클레이튼 커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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