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조인식 기자] 순간의 판단이 아쉬웠다.
1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LG가 7-4로 앞서고 있던 3회말 KIA의 공격에서 무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김상현은 LG 우완 임정우의 2구째를 받아쳐 강한 좌전안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이때 멋지게 다이빙캐치를 시도한 정성훈은 3유간을 뚫는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잡아내는 듯 보였지만, 공은 정성훈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성훈은 정확한 후속동작으로 2루에 공을 뿌렸다. 정성훈의 송구를 받은 2루수 손주인은 2루 베이스를 밟아 1루주자 안치홍을 포스아웃시켰다.
이때 3루주자 홍재호는 홈으로 쇄도했다. 손주인은 홈으로 공을 뿌렸고, 포수 현재윤이 이 공을 잡아 홈으로 뒤늦게 들어오던 홍재호를 태그아웃시켰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채워졌다. 정성훈의 호수비가 만든 장면이었다.
하지만 삼중살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LG 내야의 작은 판단 착오가 있었다. 만루 상황이었기 때문에 LG는 모든 베이스에서 포스아웃을 만들 수 있었다. 정성훈의 공을 받은 손주인은 이에 따라 2루 베이스를 찍었다.
하지만 손주인 바로 옆에 최희섭이 있었다는 것이 LG의 아쉬움이었다. 손주인이 2루주자 최희섭을 먼저 태그한 뒤 2루 베이스를 밟았다면 3루로 향해야 할 최희섭과 아직 2루에 도달하기에는 먼 안치홍을 모두 잡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홈으로 가는 홍재호를 태그아웃시키거나 1루로 던져 타자주자 김상현을 잡았다면 삼중살이 되는 것이 LG가 그릴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당시 최희섭은 2루 베이스에 붙어 있었고, 손주인이 2루를 먼저 찍는 순간 포스아웃 상태는 풀렸다. 그러므로 2루 베이스를 찍은 뒤 최희섭의 몸에 글러브를 갖다대도 최희섭은 계속 2루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손주인이 홈으로 송구해 홍재호의 득점을 저지한 것은 좋았지만, 그 이전 상황에서의 순간적인 대처는 미흡했다.
이러한 상황은 타구가 땅에 떨어졌기에 가능했다. 이 타구가 그대로 정성훈의 글러브에 들어간 뒤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2루에 거의 붙어있던 최희섭도 2루에서 세이프 선언됐을 것이다. 멋진 호수비지만 결과는 공을 떨어뜨린 것보다 못하다.
만약 정성훈이 김상현의 타구를 직선타로 잡을 수 있었음에도 상황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면 고급 플레이다. 이러한 상황을 미리 머릿속에 한번쯤이라도 그려본 경험이 없다면 나오기 힘든 임기응변이다.
하지만 정성훈이 최선의 조건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실수로 인해 야구경기에서 보기 힘든 진귀한 장면을 놓친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물론 이 플레이로 이닝을 마치지 못한 뒤 이어진 수비에서 추가실점이 없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편하게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에서 판단 착오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LG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성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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