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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부족한 걸 채워가고 또 채워가며 연기 하는 게 재미있다. 또 그렇게 계속 공부하고 자극받는 게 떨린다”
배우 김태우는 18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천기누설 무릎팍도사’(MC 강호동, 유세윤, 올밴 이하 ‘무릎팍도사’)를 통해 첫 단독 토크쇼 나들이에 나섰다.
김태우는 ‘무릎팍도사’ 출연을 망설인 이유에 대해 “시청자들이 나에 대해 잘 모를수록 연기에 유리하다 생각했다. 만약 ‘무릎팍도사’를 보고 시청자들이 나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면 악역을 할 때 방해 요소가 되고, 반대로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면 선한 역할을 할 때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게 자유롭게 연기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냥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김태우는 “아버지께 배우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너처럼 생겨서 배우 할 수 있는 줄 알아? 배우는 아무나 하는 줄 알아!’라고 호통을 치셨다”며 “고등학교 때 입시를 위해 찾아간 연기학원에서도 이 외모로 무슨 연기를 하겠냐고 생각하신 듯 한참을 망설이다 ‘귀가 참 잘생겼네’라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태우는 “학원 대신 2년 동안 신문 사설을 크게 읽고, 여름 방학 때마다 밀양에 내려가 인간문화재에게 양반춤, 병신춤 등의 수업을 받았는데, 그때 ‘왜 리듬을 타고 춤 출 생각은 안 하고, 흉내만 내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묘사하고 흉내 내는 것 보다 본질이 중요했던 것. 그 말이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됐고,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김태우는 “염정아, 고소영 등 동기들의 외모와 끼, 재능에 주눅이 들었었다”며 “‘난 왜 이렇게 생겼을까’ ‘난 왜 발음이 안 좋을까’라고 생각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김태우는 “지금도 시옷(ㅅ) 발음이 잘 안 된다. 발음 교정을 위해 별의별것을 다 해봤고, 혀 밑을 따는 수술도 했지만 사실 효과는 잘 모르겠다”며 “코 안이 휘어서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으면 심한 콧소리가 난다. 이걸 수술하는 건 큰 작업이다. 수술한다고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럼에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한지 한참이 지났지만 지금도 정확한 발음을 위해 볼펜과 코르크 마개를 물고 연습한다”며 “혀 밑에 코르크 마개를 넣고 시옷 발음을 연습하다 딱 빼면 단기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무릎팍도사’ 녹화 직전까지도 코르크 마개로 연습을 하고 왔다”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김태우 스스로 단점이라고 말한 평범한 얼굴과 발음은 단점이 아닌 장점이었다. 평범한 얼굴은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천의얼굴로 승화됐고, 혀 짧은 소리와 비음은 김태우를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들어 지금의 자리에 올려놨기 때문.
김태우는 “내가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이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할 때 약간 후져진다. 예를 들어 누군가 ‘그 겨울’ 조무철 연기를 칭찬하면 나도 사람이니까 감사하고 좋다. 그렇지만 참 다행스러운 점은 나는 그걸 신경 안 쓴다. 사람들은 몇 달 지나면 조무철을 다 잊어버린다. 나는 순간의 인기에 흔들리지 않고 부족함을 채워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 만약 어느 순간 그런 열정이 떨어지면 내가 생각하는 대로 후져질 거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태우는 “부족한 걸 채워가고 또 채워가며 연기 하는 게 재미있다. 또 그렇게 계속 공부하고 자극받는 게 떨린다. 여러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해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당당히 ‘명품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아직도 연기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김태우는 뼛속까지 배우였고 노력하는 배우의 표본이었다.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배우지망생, 명품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방송이었다.
방송 후 각종 SNS에는 “얼마나 더 연기를 잘하려고 그러세요?” “당신은 진정한 연기 욕심쟁이 우후훗” “명품배우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군요” “당신의 열정을 본받고 싶습니다” “차기작이 기다려집니다”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태우. 사진 = MBC ‘무릎팍도사’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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