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33→21→9→7→?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 중심에는 최희섭이 있었다. 타율 .308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김상현과 함께 CK포를 구성, 소속팀의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하지만 이후 3시즌동안은 하락을 거듭했다. '빅초이'란 별명에 전혀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홈런수도, 타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올시즌에는 어떨까.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달라진' 최희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15홈런씩 때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최희섭보다 홈런을 많이 때린 타자는 우리나라 선수 중 추신수 밖에 없으며 국내를 찾았던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이러한 성적을 낸 선수는 많지 않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발히 활동할 당시 파워 하나만큼은 알아주는 선수였다.
국내 복귀 후 2년동안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최희섭은 2009년 131경기에서 타율 .308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출장수도 급격히 줄어 들었다.
부상도 부상이었지만 여러차례 트레이드설에 휘말리는 등 '마음'도 문제였다. 마음을 다잡지 못하며 방황했다. 결국 2010년 126경기에 이어 2011년에는 70경기, 2012년에는 80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로 인해 홈런도 2011년 9개, 2012년 7개에 불과했다. 덩치에 비해서, 명성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올시즌에는 다르다. 최희섭은 시즌 초반부터 거포 본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최희섭은 17일 광주 LG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고 있다. 순도도 좋다. 18일 LG전은 역전 3점포였으며 19일 SK전에서 때린 3점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다. KIA는 최희섭의 홈런 덕분에 19일 경기에서 5안타만 때리고도 9안타를 친 SK를 4-3으로 이길 수 있었다.
단순히 홈런 숫자만 많은 것도 아니다. 타율도 .321로 준수하며 17타점은 최정(SK)과 함께 이 부문 리그 당당 1위다. 득점권 타율 역시 .412로 뛰어나다.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19일 경기 후 최희섭의 소감에서 올시즌 그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최희섭은 "그동안 너무 보여준 것이 없었다. 올해는 단단히 각오했다"고 밝혔다. '마음을 단단히 잡은' 최희섭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은 스윙이 막혀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내 스윙을 찾은 것 같다"고 자신감도 나타냈다.
KIA는 지난 몇 년간 터지지 않는 타선이 최대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마음 잡은' 최희섭이 나타난 이상 이제 상대 마운드도 KIA 타선을 쉽사리 지나칠 수 없게 됐다. 최희섭이 상대의 공포의 대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KIA 최희섭.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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