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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충주 김진성 기자] “무릎 부상 때문에 시술을 받았어요.”
이시영은 1월 말 인천시청에 입단했다. 당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홍보를 위해 팀에 곧바로 합류하지 못했다. 결국 3월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그런데 이번엔 무릎이 말썽을 부렸다. 원래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았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은 곧바로 이시영을 병원으로 보냈다. 3월 8일 목, 어깨, 허리에 시술을 받았다.
결국 훈련은 3월 20일부터 시작했다. 여자 48kg급 국가대표 선발전은 4월 24일. 결국 1달 정도 훈련하고 경기에 임한 셈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훈련량이었다. 김 감독은 “좀 더 훈련을 많이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시영이가 긴장하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예전보다 20% 정도 실력이 좋아졌다”라고 했지만, 경기 후 “제 실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해 속상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운동신경이 있다. 근성도 뛰어나다. 심지어 신종훈도 이시영의 근성을 배우고 싶어하더라”고 했다. 배우 출신 복서. 힘든 걸 싫어하고 피할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악바리였다. 기본적으로 복싱에 대한 감각이 좋았지만, 전문적인 훈련을 군소리 하지 않고 소화했다. 이시영은 “로드워크와 야간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했지만, 사실 무릎이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시영은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고 이겨냈다. 50kg에 육박하는 몸무게인데, 대회 직전 개체를 위해 1.5kg을 줄이고 나왔다. “3일동안 물도 못 먹었다”는 그녀다. 초반에 밀리기 시작한 이시영. 그러나 주저앉지 않고 장기인 왼손 스트레이트에 이은 오른손 훅 공격을 선보였고, 경기 막판 치고 빠지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이면서 마침내 태극마크를 품에 안았다.
이시영은 “실력이 부족한데 국가대표가 돼 영광스럽다”는 뉘앙스의 말을 연이어 했다. 부끄러운 듯했다. 하지만, 아니다. 남들보다 훨씬 출발이 늦었는데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무릎 부상도 이겨낸 투혼의 결과였다. 48kg에 수준급 선수가 적다는 이점은 있었지만, 결코 아무나 해낼 수 없는 결과였다. 김 감독은 “기본기가 상당히 좋아졌다. 자기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지만, 국가대표 제자를 배출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라고 했다.
이시영은 앞으로의 노선을 분명하게 밝혔다. “연예 활동도 최대한 병행하겠지만, 쉽지 않다.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 전국체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복서 활동에 비중을 두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당분간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국가대표 복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달려나가겠다는 의미.
국가대표가 된 뒤 인터뷰실에서 만난 이시영. 화장기 하나 없고 땀 범벅이 된 얼굴이었다. 긁힌 자국도 보였다. 이미 여배우의 이미지를 벗어 던진지 오래다. 그녀는 이제 완벽한 배우복서이자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가슴에 단 태극마크. 이시영의 복싱인생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시영. 사진 = 충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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