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박희수가 그리운 나날이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8로 역전패했다. 현재 팀에서 가장 믿는 투수인 조조 레이예스를 내보내고도 4점차 역전패를 당했기에 충격은 1패 이상이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하며 이날 경기 역전패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레이예스가 7회 갑작스레 흔들리며 6-5로 쫓긴 것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선수가 매번 호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보다는 시즌 시작 이후 줄곧 이어지는 불펜 불안이 SK의 매경기 위험요소다. 결국 이날도 우려는 현실이 됐다. 2점 앞선 상황에서 2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불펜 불안으로 인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들이 적다보니 선발을 최대한 오래 끌 수 밖에 없고 그렇다보면 선발의 힘이 빠져 경기 후반 실점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고육지책으로 사실상 마무리를 맡고 있는 채병용을 일찌감치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채병용 역시 한창 때의 모습이 아니기에 경기 후반 SK의 마운드는 살얼음판 그 자체다.
SK의 올시즌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5.82. 넥센(7.91)에 이어 9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대부분의 구단이 4점대 이상을 기록해 불펜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SK는 그 정도가 심하다. 블론 세이브 역시 4차례로 롯데(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 때 불펜이 팀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SK였기에 격세지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자연스레 박희수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박희수는 지난해 SK 불펜은 물론이고 마운드 전체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5경기에 나서 8승 1패 6세이브 34홀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홀드는 단일시즌 최다 신기록이었으며 마무리투수로 나선 경기에서도 완벽히 팀 승리를 지켰다. 덕분에 SK는 예전의 벌떼야구 없이도 불펜의 힘을 과시할 수 있었다.
현재 박희수는 1군 무대 '부재중'이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이후 팔꿈치 부분에 통증을 호소해 전열에 이탈해 있었다. SK로서는 박희수가 하루 빨리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행히 박희수는 21일 라이브 피칭에 이어 24일 첫 실전투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희수는 24일 열린 고양 원더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사구도 없었으며 최고구속도 141km까지 나오며 정상궤도에 거의 올라왔음을 알렸다.
이만수 감독은 박희수의 몸 상태가 좋을 경우 28일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올릴 계획을 잡았다. 이 감독은 박희수의 복귀전 등판 시기에 대해 "첫 등판부터 마무리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재활을 끝내고 돌아온 선수에게 마음의 여유 없이 촉박한 상황에 내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SK 마운드의 상황이다. 그래도 박희수가 돌아올 경우 SK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박희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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