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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마의'에 들어가기 전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너 같이 코 높고, 서구적으로 생긴 사람이 사극에 출연해도 괜찮아?'라고…. 그런데 예전 사극에서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선호했다면,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덕분에 '마의'에 출연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죠."
다른 이의 남자를 뺏고, 그의 아내와 싸우는 등 악녀 역할을 주로 연기해왔던 배우 최수린(39)은 MBC 드라마 '마의'에서 조선 최고의 국밥집인 무교탕반의 주인이자 여걸 주인옥 역을 맡아 코믹하고 인자한 어머니의 상을 그려냈다. 연기 변신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은 최수린에게 만족감을 남겼다.
"밝은 역할을 맡아 화기애애하게 촬영한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그동안 무거운 역할을 연기할 때보다 시청자 분들도 가볍고 코믹한 역할을 좋아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앞으로는 밝은 역할도 자주 맡고 싶어요."
'마의'에서 아들의 성공을 바라고 뒷바라지 하는 어머니 주인옥. 주인공 백광현(조승우)의 곁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수없이 등장했지만, 유독 극 중에서 따뜻한 어머니의 상을 그려낸 캐릭터는 주인옥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런 주인옥을 소화하는 과정에서도 최수린에게는 남모를 고충이 존재했다.
"처음 연기에 입문했을 때는 제 아들로 등장하는 배우가 주로 꼬마였어요. 그런데 작품을 거듭할 수록 할 때마다 아들이 점점 자라더니 이번에는 저랑 열 살도 차이 안 나는 덩치 큰 배우 윤봉길이 '어머니'를 외치게 됐죠.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어요. 사실 사람들이 내 나이를 더 많게 볼까봐 걱정도 됐고요. 이제는 제 나이를 찾아오고 싶어요.(웃음)"
"한 번은 촬영장에 데려갔는데 아들이 참 좋아하더라고요. 배우들도 아들에게 다정하게 대해줘서 고마웠고요. 이후로는 혼자 놀다가 넘어져 다쳐도 '(백)광현이 형이 고쳐줘야 돼'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저에게는 아들이 큰 후원자에요. '마의'가 방송되는 내내 애청자였고, 다시보기도 몇 번씩 챙겨봤죠. 밤 10시에 방송되다보니 아들이 늦은 시간까지 잠을 안자고 챙겨보는 게 걱정될 정도였으니까요. 학교에 가서는 '엄마가 배우라고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반 친구들을 위해서 배우 사인도 여러 장 받아줬어요.(웃음) 그런데 한 번씩은 그런 아들에게 집에 함께 있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미안하기도 하네요."
연기를 하는 게 즐겁고, 계속해서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최수린. 그녀는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의 특별 출연을 통해 또 다른 연기에 도전한다. 아역배우 김소현의 엄마 역으로 출연하는 그녀의 분량은 길지 않지만 맡은 역할은 그녀가 추구하고픈 연기 변신과 맥이 닿아 있다.
"'출생의 비밀'에서는 헌 책방 운영하며 딸을 키워가는 수수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연기하게 됐어요. 오랜 시간 센 역할을 많이 맡아서 그런지 연기를 하며 새로운 감정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도 또 다른 변신을 선보일 수 있는 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배우 최수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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