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고동현 기자] 옥스프링이 시즌 첫 승이자 2008년 이후 첫 승리에 기쁨을 드러냈다.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자이언츠)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옥스프링의 호투 속 SK를 6-0으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2008시즌을 끝으로 한국 무대를 떠났던 옥스프링은 올시즌을 앞두고 스캇 리치몬드의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오랜만의 한국 무대 컴백. 하지만 이날 전까지 성적은 좋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인 3월 31일 사직 한화전과 4월 5일 KIA전에서는 5⅓이닝 2실점과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지만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는 3⅔이닝 6실점(3자책),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거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일까. 옥스프링은 최고구속 150km까지 기록하는 등 지난 등판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1회 선두타자 박재상과 이명기에게 연속안타를 내준 끝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 때부터 확 달라진 옥스프링을 선보였다. 안치용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데 이어 박진만마저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2회에는 삼진쇼를 펼쳤다. 선두타자 조인성을 시작으로 조동화와 김성현까지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 1회까지 포함하면 5타자 연속 삼진이다.
3회 역시 무실점으로 끝낸 옥스프링은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했다. 4회 한동민과 조인성에게 볼넷, 안치용에게 안타를 맞으며 또 다시 1사 만루를 맞이한 것. 결과는 이번에도 무실점이었다. 박정권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불을 껐다.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다. 5회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막은 옥스프링은 6회에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는 깔끔히 삼자범퇴. 이후 옥스프링은 8회부터 마운드를 이명우에게 넘겼다.
교체 외국인 투수로 들어와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던 최근 그가 아닌 LG 시절 팀의 주축투수로 활약하던 '옥춘이'로 돌아온 것이다. 150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에 날카롭게 꺾이는 커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커브도 큰 각을 선보이며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이날 그가 기록한 8탈삼진은 자신의 한국 무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과 단 한 개 밖에 차이나지 않는 숫자다.
그 사이 팀 타선도 김광현 공략에 성공하며 옥스프링을 도왔고 시즌 첫 승을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 무대로 본다면 LG 시절인 2008년 8월 31일 잠실 두산전 이후 1698일만에 거둔 승리.
경기 후 옥스프링은 "마음의 짐을 덜어 기쁘다"라고 이날 승리에 대해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 포수 (강)민호만 믿고 그가 원하는대로 던졌다"며 "커터가 힘이 있어서 많이 던졌다"고 이날 투구에 대해 설명했다.
옥스프링은 "지난 대구에서 불펜 피칭 이후 변화된 투구폼으로 던졌는데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09년 8월 31일 잠실 두산전 이후 1698일만의 승리에 대해서는 "2008년 9월에 연속으로 SK를 상대로 던져서 마지막 승리가 SK전인줄 알았다"고 밝혔다.
'LG 시절 에이스 모드'로 돌아온 이날 투구 덕분에 옥스프링 자신도, 그리고 팀도 웃을 수 있었다.
[롯데 옥스프링.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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