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세호 기자] 홍성흔의 투혼이 두산의 투지를 일깨웠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린 25일 목동구장, 7회초 2아웃에서 점수는 3-3 동점이었다. 이때 홍성흔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홀로 투혼을 발휘했다.
원래 홍성흔이 타석에 들 때는 1사 1루였다. 그런데 1루 주자가 초구를 받기도 전에 허무한 견제사를 당했다. 하지만 홍성흔의 플레이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넥센 마정길을 상대로 투나싱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홍성흔은 3구째에 방망이가 나갔다. 타구는 유격수 왼쪽으로 흐른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넥센 강정호는 역동작으로 침착하게 포구해 곧바로 1루에 송구했다.
이때 거구를 이끌고 1루로 전력질주하던 홍성흔은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부상 위험과 효율성 측면에서 거의 시도하지 않는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승리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결과는 물론 세이프였다.
홍성흔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허를 찌른 도루로 바뀐 투수 박성훈의 혼을 빼놨다. 이어진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으니 선수들은 더욱 투지를 불태울 수 밖에 없었다. 후속 오재원이 삼진을 당해 기회를 살리진 못했다. 오재원 역시 방망이를 뿌리치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두산은 결국 연장 끝에 승리를 따냈다. 연장 10회 1사 후 홍성흔이 우중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대주자 정수빈은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오재원, 허경민, 양의지 3명의 타자가 각각 6, 7, 8구 접전 끝에 모두 볼넷을 골라 기어이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아냈다.
손시헌의 삼진 후 이종욱은 내친김에 2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 3점차로 달아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두산의 6-3 승리.
이날 홍성흔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안타로 뛰어난 타격감까지 선보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는 동시에 넥센의 7연승을 저지했다.
롯데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홍성흔은 공교롭게도 두산을 상대로 비슷한 활약을 한 적이 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그는 0-2로 뒤진 4회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해 롯데의 투지를 살렸고, 롯데는 결국 4-3 역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앞으로 페넌트레이스는 100경기 이상이 남아 있다. 선수들의 투지를 살린 홍성흔의 '허슬두'는 단지 이날 한 경기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홍성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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