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우리야 안 뛰었으니 땡큐지.”
삼성 류중일 감독이 LG 박용택의 주루플레이가 결과적으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사 1,3루에선 땅볼이 나오면 무조건 홈으로 뛰어야 한다”라고 했다. 무슨 말일까. 삼성은 25일 잠실 LG전서 2-1로 승리했다. 그런데 9회말 1사 1,3루 위기를 맞이했다.
타석에는 정주현. 오승환의 초구를 타격했다. 묘하게 오승환의 오른쪽으로 굴러갔다. 불규칙 바운드가 걸렸고, 오승환이 주춤하다가 맨손을 갖다 댔음에도 잡지 못했다. 정주현은 1루에서 세이프가 됐고, 1사 만루가 됐다. 그런데 3루주자 박용택은 홈으로 쇄도하지 않았다. 결국 오승환은 1사 만루 블론세이브 위기 상황에서 최영진과 이대형을 연이어 삼진으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류 감독은 결과적으로 정주현의 타구에 박용택이 홈으로 대시했다면 영락없이 동점이 됐고, 그대로 역전패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 상황에선 용택이가 홈으로 뛰는 게 맞다”라면서 “우리 입장에서야 안 뛰어주니 땡큐”라고 웃었다.
류 감독은 “무사 1,3루라면 그런 타구에 안 뛰는 게 맞다. 하지만, 1사 1,3루에선 그런 타구에는 아웃될 각오를 하고 무조건 뛰어야 한다”라고 했다. 무슨 이유일까. 1사 1,3루는 수비 입장에서 더블플레이가 가능하다. 때문에 이닝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3루 주자는 홈으로 뛰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타구에는 내야 안타, 실책 등으로 병살타가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류 감독은 “무사 1,3루 상황에선 더블 플레이가 될 것 같으면 뛰고, 아니면 기다리면 된다”라고 했다. 더블플레이가 되더라도 2사라서 후속타자의 적시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류 감독은 대뜸 “용택이가 왜 안 뛰었는지 이해가 된다”라고도 했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어차피 타구가 투수 쪽으로 가니 심리적으로 자신이 홈에서 아웃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 류 감독은 “결국 그런 상황에선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서 3루에 도착하면 3루 베이스 코치가 3루주자에게 귀에 대고 어떻게 하라고 얘기를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그만큼 주루플레이가 순간적인 판단이 어렵다”라고 했다. 수 없이 연습하는데도 주루사가 나오니 말이다. 류 감독은 “결과론이다. 만약 오승환이 최영진이나 이대형에게 안타를 맞았으면 지는 것이었다. 그럼 아무도 박용택 주루에 대해 뭐라고 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국내에서 작전, 주루 코치 경력이 가장 많은 류 감독의 말이니 일리가 있는 설명이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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