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 부활을 입증했다.
KIA 양현종은 최근 몇 년간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다. 2010년 16승 이후 2011년 7승 9패 평균자책점 6.18, 2012년 1승 2패 평균자책점 5.05에 불과했다. 무리하게 구종 다변화를 시도하다 직구의 위력마저 뚝 떨어졌고, 몸 컨디션 관리에도 실패한 케이스. 지난 2년간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선동열 감독은 양현종을 2군에 보내 컨디션 조절을 지시했으나 끝내 양현종은 선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3년. 3년만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출발이 좋다. 2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16일 광주 LG전서도 5.2이닝 1실점으로 2승을 따냈다. 21일 인천 SK전서 3년 전 16승 당시의 모습을 보여줬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5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특유의 강속구 위력이 살아났고, 면도날 제구마저 살아났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엔 많은 구종을 사용하지 않았다. 체인지업을 양념 수준으로 사용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27일 광주 삼성전. 양현종이 과연 정말 부활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삼성 타선은 이날 전까지 팀 타율 0.308로 1위를 질주하고 있던 상황. 이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선 감독은 26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선발 3명이 다 해주고 있다”라고 했는데, 양현종은 3명 중 1명이었다.
양현종은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선 감독의 신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원스럽게 강속구를 뿌렸다. 4회 첫 타자 배영섭에게 좌전안타를 맞을 때까지 1~3회를 9타자로 끊어갔다. 3연속 삼자범퇴. 시원시원했다. 조동찬, 이승엽, 박한이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특히 타격 1위 박한이에게 높은 볼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모습이 백미였다. 삼성 타자들이 양현종의 구위가 좋은 걸 눈치 채고 구종 1~2개를 노려서 친다는 걸 역이용한 장면.
4회 1사 2루 위기에선 이승엽을 2루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면서 미리 스타트한 배영섭마저 2루에서 횡사시켰다. 투구수를 아꼈다. 5회엔 최형우와 김태완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최희섭의 3점포가 나오며 3점을 등에 업은 상황. 더욱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6회 1사 후 배영섭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렸으나 조동찬을 투수 땅볼, 이승엽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양현종은 7회에도 삼자범퇴로 3명의 타자를 처리했다. 8회에는 김태완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이지영을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앤서니 르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7⅓이닝 95구 3피안타 8탈삼진 2볼넷 1실점. 완봉 페이스였으나 양현종의 공이 다소 높다고 판단한 선 감독은 포수 차일목을 불러 확인한 뒤 곧바로 마무리 앤서니를 투입했다. 앤서니가 배영섭에게 2루타를 맞아 양현종에게 1실점이 기록됐다.
양현종은 이날 직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6회까지 변화구를 단 18개만 던졌다. 직구는 56개. 직구 최고구속도 149km도 많이 나왔다. 이따금씩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는 모습. 이런 페이스로 나갈 경우 완전한 부활도 가능할 전망이다. 2011년 8월 10일 광주 LG전 7.1이닝 이후 개인 최다이닝 소화 타이를 이뤘다. 또 시즌 4승으로 다승 부분 단독선두로 올라선 양현종. 평균자책점도 1.17로 여전히 1위 고수다. 직구 위주의 단순한 래퍼토리로 돌아간 양현종이 2010년의 위력을 찾아가고 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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