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IA의 결정적 차이점, 불펜이었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불펜에서 승부가 갈렸다.

26일부터 28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첫 맞대결. 시종일관 팽팽한 흐름. 그러나 결과는 삼성의 2승 1패 위닝시리즈.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건 불펜이었다. 선발들은 대체로 좋았다. 26일 김진우와 윤성환의 맞대결. 27일 양현종과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의 맞대결. 28일 임준섭과 배영수의 맞대결까지. 명품 선발투수전을 펼쳤다.

선발투수가 내려간 뒤가 문제였다. 27일 경기를 보자. 양현종이 워낙 완벽한 투구를 했고, 타선에서 최희섭이 결정적인 3점홈런을 치자 삼성이 추격할 힘이 떨어졌다. 그러나 26일과 28일은 대체로 비슷한 흐름이었다. 26일 김진우는 7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다. 삼성이 1-0으로 근소한 리드를 하고 있었다. KIA가 뒤집을 수도 있는 상황.

여기서 승부가 확 갈렸다. 최향남, 박경태, 이대환이 연이어 무너졌다. 최향남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실점했다. 박경태와 이대환도 1실점. 1-0이었던 팽팽한 경기는 삼성의 6-0 완승으로 끝났다. 8회 4점, 9회 1점. 뒷문 단속을 못한 KIA 불펜이었다.

상황은 28일에도 비슷했다. 오히려 KIA로선 더 아쉬운 경기. 임준섭의 예상을 깬 호투로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7회까지 임준섭을 끌고 갔다. 그만큼 불펜이 불안하다는 의미. 8회 유동훈이 올라오면서 이번에도 흐름이 무너졌다. KIA 불펜은 유동훈, 진해수, 박지훈, 이대환이 연이어 또 무너졌다. 유동훈이 1실점. 진해수가 3실점(2자책). 이날 올라온 박지훈도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마무리 앤서니 르루는 비교적 믿음직한 상황. 선발투수와 앤서니 사이에서 2~3이닝을 막아줄 확실한 셋업맨이 없다는 게 선동열 감독의 고민이다.

반대로 삼성 불펜은 최근 완전히 살아났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이 7회 2사 만루 위기를 버텨냈다. 1이닝 동안 삼진만 3개. 조금씩 예전의 구위가 돌아온 모습. 차우찬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었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마무리는 오승환. 오승환답게 1⅓이닝 무실점하며 세이브를 따냈다.

올 시즌 두 팀은 시즌 내내 선두다툼을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확실히 KIA보다 불펜에서 우위였다. 삼성 불펜이 아무리 예전보다 불안하다고 해도 여전히 리그 최강이라는 게 드러났다. 반대로 KIA로선 불펜이 불안할 경우 선두자리 역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KIA로선 1승 2패 루징시리즈보다 불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삼성은 2~3위권에서 KIA에 반 걸음 뒤지고 있으나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두 팀의 첫 3연전.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의 결정적 차이점은 불펜이었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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