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에서 지명한 어린 투수가 김진우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힘찬 투구로 팀을 스윕 위기에서 구해냈다.
주인공은 두산의 고졸 3년차 투수 이정호. 이정호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했다. 막판이 아쉬웠지만, 5회까지는 4사구 없이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채운 완벽한 투구였다.
이정호는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에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고교 시절부터 동기인 유창식(한화), 박기철(KIA)와 함께 광주일고의 마운드를 이끌었던 이정호는 각 학교의 에이스였던 유창식과 임찬규(휘문고-LG), 심창민(경남고-삼성) 등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날 호투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알렸다.
이날 이전까지 3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 4실점으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던 이정호는 이날 경기에서 본인의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단순히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요건을 갖춘 것이 아닌, 본인의 호투로 당당히 일궈낸 결과였다.
"어떤 타자를 만나더라도 피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려고 노력한다"는 소속팀 김진욱 감독의 평가처럼, 이정호는 전날 8득점으로 폭발한 KIA 타선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KIA 선발이 김진우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열세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자 이정호가 KIA 타선을 놀랄 만한 호투로 잠재우며 경기는 두산의 우세로 흘러갔다.
이정호는 KIA 타선을 상대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맞섰다. 사이드암으로 최대 143km까지 나온 빠른 볼은 충분히 위력적이었고, 예리한 슬라이더는 120km 초반에서 130km 중반을 오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거의 투 피치로 타자들을 상대했지만, 커브와 체인지업도 요소 요소에서 활용하며 재미를 봤다.
이정호의 호투가 바탕이 되며 두산은 KIA에 6-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스윕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것은 겁 없는 어린 투수였다.
[이정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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