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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세계인들이 한국어 랩에 이어 한국어 록을 따라하는 시대가 올까?
지난해 가수 싸이로 더욱 촉발된 K-POP에 대한 관심이 다른 장르의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왕성하게 아시아 및 월드 투어를 시작하며 활발히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K-POP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 뿐만 아니라 한국의 록음악, 인디 밴드에 대해서도 해외 팬들이 눈을 돌리고 있어 새로운 한류 바람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
이같은 흐름 속에 오는 6월 영국 런던에서 의미있는 축제가 열린다. 해외문화홍보원(원장 우진영) 주최, 주영한국문화원(원장 김갑수) 주관으로 오는 6월 14일부터 8일간 열리는 ‘K-뮤직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표면상으로는 한영수교 130주년 및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지만 이를 통해 자연스레 한국의 진보된 전통 음악 및 인디 록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코리아 뮤직을 소개하고 제대로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어어부 밴드를 비롯해 전설적인 모던록 듀오 유앤미 블루 출신의 이승열 밴드와 함께 특유의 안무와 노랫말로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적인 밴드로 거듭나고 있는 인디 록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대표로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해 K-ROCK을 전파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오는 6월 20일 영국을 대표하는 얼터너티브 록밴드 콜드 플레이 등이 공연한 최고의 인디 클럽 공연장인 런던 스칼라 극장에서 한국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일본 등지에서 공연을 펼친 적은 있지만 록의 본 고장인 영국에서는 첫 공연으로, 자연스레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공연에 대한 벅찬 기대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현지에서 K-ROCK이 통하기 위해 보컬 장기하는 더욱 한국적인 록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 신드롬에 힘입어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미국 유명 프로듀서 스쿠터 브라운과 계약을 맺고 영어랩이 아닌 한국어 가사를 고집하며 ‘코리아 스타일’로 글로벌한 성공을 이끌어 냈듯,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음악이란 만국 공통어를 매개로 가장 통할 것이란 전략이다.
장기하는 “록음악을 더욱 한국스럽게 하는 것을 늘 고민하는 밴드다 보니 다른 영국밴드들과 함께 공연을 해도 현지의 타 록밴드와는 다르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그는 “저희 음악은 가사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서 해외공연을 한다고 하면 그런 메리트 없이 불리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지 언어와 비슷한 발음의 음악보단 록음악이지만 언어에서 나오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는 것에 좋아하는 모습들을 봤다. 저희는 한국말에 적합한 록음악을 한다는 것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며 이는 록음악의 본 고장에서도 분명히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에 가사를 번역한다던 지, 자막을 넣어 공연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현지에서의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어떨까? 주영한국문화원 전혜정 팀장은 이에 대해 "'현지 K팝 팬들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음지에서 K팝을 좋아하는 이들도 상당하고 이를 수치적으로 밝히긴 어렵다. 단, 과거에 비해 K팝에 대한 열기가 다른 장르의 한국 음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가디언지의 한 기자도 K팝을 넘어 이제는 인디음악으로도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K팝이 죽었다고 볼 수는 없고 자연스레 인디 음악 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 싶다"며 "이번 페스티벌에 대한 내용도 공개되자마자 SNS 등을 통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영국 최대 음악 전문 기획사로 이번 'K-뮤직페스티벌'의 현지 마케팅을 맡으며 한국과 첫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시리어스(SERIOUS)의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 대표도 K-ROCK을 비롯해 한국 음악의 세계화, 현지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그간 한국 음악신이 굉장히 진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속담에 '방 안의 코끼리'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크고 위대한 것도 방 안에 머물러 있으면 소용없다는 뜻으로 이번 페스티벌로 싸이와 같이 한국의 뮤지션들이 점차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점은 이번 페스티벌 이후 5년이다. 참가 뮤지션들이 향후 영국에서 음반을 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싸이가 부르는 ‘강남스타일’ 속 한국어 랩을 흥얼거리고 각종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내며 한국적 스타일에 녹아 즐기던 세계인들이 이제 한국어 록을 따라 부르는 시대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어느새 런더너들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그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그 말을”을 흥얼거리는 상상을 해본다.
[오는 6월 영국에서 공연을 펼칠 장기하와 얼굴들. 사진 = 해외문화홍보원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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