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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밥을 먹을 때도, 여행을 떠날 때도 혼자인 사람은 왠지 눈치를 보게 된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당당하게 나름의 힐링여행을 혼자 떠난 다섯 남자의 모습이 다뤄졌다.
3일 밤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지난달 19일 방송에 이어 '나 혼자 여행' 2편이 전파를 탔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시청하다 제주도의 해변에서 피자를 먹는 가수 윤민수와 아들 윤후의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꼈다"고 말한 가수 데프콘은 제주도로 식도락 여행을 떠났다.
데프콘은 제주도에 도착해 관광명소를 찾을 틈도 없이 고기국수, 핫도그, 해물뚝배기, 흑돼지삼겹살, 갈치조림, 해물, 피자를 반나절 만에 먹어치우는 놀라운 식탐을 선보였다. 그 결과는 배탈이었고, 풍경 좋은 제주도에서 데프콘은 화장실을 찾아 헤매야했다.
그럼에도 데프콘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특산물은 꼭 먹어야한다"를 외친 데프콘은 광어회와 막걸리를 구입해 숙소로 돌아왔고, 1일 9식을 마친 그는 부른 배를 두드리며 행복하게 잠에 들었다.
배우 이성재는 항상 좁은 집에서 생활하는 반려견 에페를 위해 애견 펜션을 찾았다. 하지만 애견 풀장과 애견 사우나가 갖춰진 애견들의 천국에서 정작 주인이 즐길 것은 없었다. 결국 컵라면과 배달 치킨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성재의 모습에 영상을 치켜보던 멤버들은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날 방송에서 처량함의 끝을 보여준 건 배우 김광규였다. 와인이 서비스로 제공되는 패키지 기차여행을 여행코스로 정한 김광규는 이곳에서 만날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며 기차에 올랐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의 코스는 철저하게 커플과 가족을 위주로 구성돼 있었고, 오전 9시부터 외롭게 와인을 들이키던 김광규는 여행 후반 술기운과 여행의 노곤함에 식당차 한 구석에 널브러져 잠들고 말았다.
여행 후 김광규는 홀로 여행을 계획하는 시청자들을 향해 "패키지 관광은 피하라. 혼자 떠나면 같이 레크리에이션 게임에 참가할 사람이 없다"라는 씁쓸한 충고를 남겼다.
가수 서인국과 밴드 부활 리더 김태원은 비교적 성공적인 나 홀로 여행을 즐겼다. 혼자 떠나는 캠핑에 도전한 서인국인 여행 전 바람처럼 캠핑지에서 묘령의 여인을 만나진 못했지만, 늦은 시간 혼자 낚싯대를 던지며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수 이소라에게 선물할 곡을 작곡하기 위해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가 탄생한 낚시터를 찾은 김태원도 대어를 낚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명곡이 나올 거다"라고 자신만만하게 외칠만한 음률을 낚는 데는 성공했다.
평소 지내던 혼자만의 작은 공간을 떠나 여행을 떠난 다섯 남자는 자신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조금은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각자가 바라왔던 것들을 찾기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첫 날을 폭풍섭취로 마친 데프콘이 제주도에서 보낸 둘째 날 아침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던진 "사람들과 같이 왔으면 지금쯤 술에 취해 일어나지도 못했을 거다. 혼자 왔으니 이걸 볼 수 있는 게 아니겠나"라는 말처럼 이들은 혼자 떠났기에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MBC '나 혼자 산다'의 데프콘, 이성재, 김광규, 김태원, 서인국.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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