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만원 관중 앞에서 가진 데뷔 첫 선발 등판. 결과는 산뜻했다.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이 '느림의 미학'을 선사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시즌 4차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140km도 나오지 않는 공을 갖고도 LG 타자들을 상대로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초반 불현듯 찾아온 위기는 유희관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1회초 1사 후 김용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이진영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박용택의 중견수 플라이 때는 주자들이 모두 진루에 성공, 2사 2,3루 위기에 놓였다.
유희관은 2차례 수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있었지만 아웃카운트를 수확하는데 실패했다. 1루주자 김용의가 2루로 뛰다 중간 지점에서 멈췄고 포수 박세혁은 협살 플레이를 유도하지 못하고 2루로 공을 뿌린 사이 김용의는 1루로 귀루했다. 1루수 오재원은 정성훈의 파울 타구를 잡을 수 있는 위치였지만 방향을 잃고 놓치기도 했다.
수비의 도움은 받지 못했지만 정성훈을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긴 유희관은 2회초에는 만루 위기를 맞아 또 한번 실점 위기에 휩싸였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최경철의 번트 타구를 잡은 유희관은 지체 없이 3루에 송구, 포스 아웃을 이끌었고 최경철은 희생번트가 아닌 범타 처리됐다. 이대형에게 철저히 바깥쪽 승부로 3구 삼진을 잡은 유희관은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김용의를 1루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고 전광판에 숫자 '0'을 새겼다.
2회초 2사 만루 위기서 김용의를 범타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7타자 연속 아웃 처리한 유희관은 5회초 선두타자 이대형을 출루시켰지만 역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대형은 유희관으로부터 중전 안타성 타구를 쳤고 2루수 최주환이 역동작으로 1루에 송구했지만 이대형의 발이 더 빨랐다. 그러나 유희관은 오지환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단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얻어냈다. 김용의 역시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초에도 등장한 유희관은 1사 후 박용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이때 김진욱 두산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정성훈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김 감독은 유희관을 격려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유희관은 정성훈을 2루 땅볼로 유인, 선행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켰다.
그러자 두산은 즉각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좌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인 정의윤이 대기하고 있었던 터라 변진수를 투입한 것이다. 변진수는 유희관이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막았고 유희관은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게 됐다.
이날 투구수 86개를 기록한 유희관은 두산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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