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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쉽고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그리고 이들이 만든 문명의 이기들.
KBS 2TV '인간의 조건'은 개그맨 6명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문명의 이기를 하나씩 없앰으로써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는 기획의도 아래 어느덧 15회를 맞았다.
시청자를 대신해 개그맨 6명은 휴대전화, 인터넷, TV 등 현대인들과 가장 밀접한 것들과의 이별을 겪었고 시청자들은 이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과연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인간의 조건'의 기획의도가 가장 큰 시너지를 냈던 것은 역시 '쓰레기 없이 살기' 미션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지렁이에게 먹이고, 다 먹은 유리병을 재활용해 시계를 만들고, 무심코 먹고 버리는 일회용 커피잔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
쓰레기 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제대로 된 방법을 알지 못했던 대중에게 '인간의 조건'은 쓰레기 없이 사는 사용서를 제시한 셈이었다.
또 '인간의 조건'은 이 사용서를 먼저 드러내지 않는다. "말도 안된다" "어떻게 00없이 사느냐"고 불평, 불만을 털어놓는 멤버들, 하는 수 없이 '돈과 자동차 없이 살기' 미션을 수행하면서 온갖 고충을 겪지만 늘 그렇듯 체험 막바지에 깨달음을 얻었다. 적은 돈을 가지고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무심코 지나가 버리는 도로 위에서 어쩌면 영영 놓치고 살았을 자연과 느림의 미학을 알았다.
4일 방송된 '인간의 조건'에서 멤버들은 다섯 번째 미션인 '산지 음식만 먹고 살기'에 도전했다. 늘 '00없이 살기'에 익숙했던 멤버들은 새로운 미션 패턴에 당황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바쁜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것, '조리된 음식이나 시중에 파는 음식은 먹을 수 없다'는 기본적인 속성은 같다.
새로운 미션 수행을 위해 멤버들은 기본적인 쌀부터 과일인 딸기까지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원산지 확인에 나서야 했다.
아직 멤버들은 왜 굳이 음식의 원산지를 확인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앞선 미션의 결과가 보여준 것처럼 이 체험이 끝나갈 때쯤 멤버들은 그 이유를 깨닫게 될 것이고, 시청자들 역시 이들을 통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또 하나의 사용설명서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인간의 조건' 방송화면. 사진 = KBS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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