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가 조금은 이른 시점에 위기를 맞았다.
LG 트윈스는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4-6으로 재역전패했다. 7회까지 4-2로 앞서 있었지만 8회 3점, 9회 1점을 내주며 패했다. 팀의 강점인 불펜의 축 정현욱이 무너지면서 패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3연패에 빠진 LG는 현재 13승 15패로 9개 구단 가운데 6위다. 매년 전반기 선전에도 4강 진입에 실패했던 LG는 한때 9승 4패로 승승장구하기도 했지만, 이후 1점차 패배를 반복하고 NC에 스윕을 당하는 등 고전을 거듭해 4승 11패를 당했다.
지난해 6월 24일에 처음 깨졌던 5할 승률이 올해는 50일이나 빠른 어린이날에 깨졌다. 5할 승률 붕괴 이전에 봉중근을 잃은 LG는 이번에는 이진영을 잃었다. 지난해에도 6월 초에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1개월 이상 1군 전력에서 제외됐던 이진영은 올해 어린이날이 낀 3연전의 두 번째 경기에서 두산 포수 박세혁과 충돌해 현재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있다. 7일에 캡틴인 이병규(9번)가 1군에 올라왔지만,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한 넥센전 재역전패는 LG에게 위기의 상징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5할 승률이 깨지면서 내리막을 걸었던 LG의 성적은 올해도 이를 전후로 급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할 승률 붕괴 직후에 만난 넥센과의 잠실 3연전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나 5할 승률 회복을 위해서나 중요했는데, 첫 경기에서 기가 꺾이며 LG는 더욱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LG로서는 당장 넥센을 극복해야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병규가 정상 컨디션을 찾고 유원상, 이진영의 1군 복귀와 류제국의 1군 진입 등 앞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호재들도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이 일어나기 이전에 5할 승률을 회복해야 이후 레이스에서도 4강에 도전할 힘이 생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발승을 쌓는 것이 필수다. 강팀은 승수도 많지만, 전체 승수에서 선발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선발승을 하려면 우선 선발진이 강해야하고, 리드를 빼앗기지 않게 할 수 있는 강한 불펜이 동반돼야 한다. 선발승은 선발투수들만의 승리가 아닌 선발과 불펜, 타선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LG는 올해 선발진에서 확실히 승리를 따낼 에이스가 없다. 선발진 가운데 최다승은 2승(레다메스 리즈, 우규민)이다. 벤자민 주키치는 지난해 첫 12경기에서 11차례 QS(퀄리티 스타트)를 성공시켜 8승 무패를 달렸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7경기에서 1승 3패에 그치고 있다. 리즈는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지만 타선 지원이 크지 않아 2승 뒤 4연패 중이다.
선발승이 적다는 것은 이상적인 승리의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훌륭한 불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리드를 지키며 선발승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결국 수비나 타격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4.00인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4위로 나쁘지 않다. 타율 또한 .277로 3위다. 하지만 공격의 응집력과 내야 수비가 약해 잔루(232개)와 실책(23개)이 세 번째로 많다. 선발승이 없는 원인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타율만큼 점수를 뽑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이상으로 투수들이 고생하고 있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실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자책점(10점)은 SK와 공동 6위로,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진 경우가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까지 막아낼 수 있는 마운드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5할 승률이 조기에 무너진 것은 위기지만, 이른 시점에서 맞는 위기는 잘 극복할 경우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LG는 넥센-롯데와 갖는 향후 5경기를 어떻게 치러내느냐에 따라 4강 레이스에 다시 합류할 수도,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질 수도 있다.
[팀 내 최다승 선발투수이자 8일 경기 선발인 우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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