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NC 다이노스가 프랜차이즈 스타감으로 점찍었던 외야수 나성범이 임팩트 강렬한 등장으로 신인왕 판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성범은 지난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서 데뷔 홈런 포함 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시즌 초 손바닥 부상으로 결장해 뒤늦은 데뷔전을 가졌지만, 나성범은 2번째 경기에서 두 번이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팀의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좌완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는 점과 더불어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다는 점에서 추신수(신시내티 레즈)와 비슷한 유형의 호타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성범은 단숨에 신인왕 경쟁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미 지난해 퓨처스리그 94경기에서 타율 .303, 16홈런 29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준 나성범이다.
하지만 신인왕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상으로 인해 출전도 하지 못하고 날려버린 24경기다. 이 24경기 동안 경쟁자들은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팀이 치른 26경기 중 나성범은 단 2경기에만 나섰다.
나성범은 올해 100경기 출장이 힘든 상황이다. 팀 당 128경기를 치르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초반 24경기를 결장했다면, 남은 경기 중 5경기 이상 결장하면 100경기 출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나성범은 신인왕이 되기 위해 100경기 혹은 그에 근접한 경기 출장수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작은 부상이나 슬럼프도 없어야 한다.
100경기 출장은 신인왕의 필요조건이다. 지금까지 신인왕을 수상했던 15명의 타자 가운데 100경기 이상 출장하지 못하고도 신인왕을 받은 것은 단 4명에 불과했다. 1983년 박종훈(OB), 1985년 이순철(해태), 2001년 김태균(한화), 2011년 배영섭(삼성)이 바로 그들이다.
박종훈은 1983년 97경기에서 타율 .312로 높은 타율을 자랑했다. 당시에는 팀 당 100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박종훈은 거의 전 경기에 뛰었다고 볼 수 있다. 1985년 99경기에 나서 타율 .304, 12홈런 31도루를 달성한 이순철도 결장은 단 11차례에 불과했다. 경기수가 지금과 같았다면 100경기 출장은 확실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비슷한 환경에서 100경기미만 출장 신인왕은 둘만 남는다. 김태균은 2001년 8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이 .335로 높았고, 245타수에서 20홈런을 때릴 만큼 임팩트가 있었다. 배영섭도 2011년 99경기에서 타율 .294와 33도루를 기록했으며, 100경기에 거의 근접했다. 임찬규(LG)외에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었던 점도 한 몫을 했다.
앞선 예에서 보듯 나성범이 신인왕 경쟁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김태균이나 배영섭에 버금가는 기록이 필요하다. 신생팀 소속이라는 특성상 팀 내에 경쟁자들이 많은 것도 향후 후보에 오를 경우 득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성적만 준수하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1994년 유지현(LG)은 팀 내에 김재현과 서용빈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었음에도 평생 한 번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결국 무엇보다 앞으로 나성범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출발은 좋다. 확실히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신인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성범이 차세대 호타준족의 면모를 각인시킨다면, 신인왕 등극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나성범.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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