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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노예계약설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방송될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천재 음악가 유진박 편이 전파를 탄다.
90년대 후반 '한국이 낳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유진박은 앞서 지난 2009년 소속사로부터 감금 및 폭행을 당했다는 파문이 일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후 팬들의 구명운동과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재기를 꿈꾼다는 뉴스가 보도됐지만 최근 온라인상에 그의 근황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남루한 점퍼 차림으로 식당 한복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모습은 도무지 그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지하철 역사 행사 무대에 선 유진박의 모습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아직도 소속사와의 노예계약이 끝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3세 때 바이올린을 처음 손에 잡은 유진박은 8세에 최연소로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 10세 때 웨인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13세에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갖는 등 일찍이 세상에 천재성을 입증했다.
유진박은 줄리어드 음대 재학시절, 재미삼아 시작한 전자 바이올린으로 클래식과 록,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연주를 선보여 미국 뉴욕에서 먼저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 데뷔하자마자 바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데뷔 앨범인 'The Bridge'로 클래식 앨범으로는 유례없던 100만장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고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 마이클잭슨의 내한공연 무대 등 크고 화려한 무대들을 장식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작은 사교 모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유진박은 "90년대에 유진박은 인기 많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런다. 지금 유진박은 예전만 못하다고.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난 여전히 내가 특별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박은 현재 자신의 연주가 예전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과거엔 테크닉적인 부분에 더 치중을 했던 반면 지금은 감정을 보다 풍부하게 싣게 됐다는 것. 한 달에도 십여 차례의 크고 작은 행사 무대에 오른다는 유진박은 또 다시 불거진 노예계약설을 일축했다.
그는 "공연을 하는 것은 순전히 내 의지일 뿐, 팬들이 있는 곳이라면 무대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촬영에서도 유진박은 열 살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다가도 음악을 연주하거나 인터뷰에 응할 때는 예전의 유진박처럼 진지한 자세를 취하며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다. 유진박은 "20대 초부터 앓고 있는 조울증(양극성장애) 때문이다"라고 밝히며 "사람들은 인생에서 각기 다른 문제를 겪고 있듯이 나 역시 양극성장애라는 장애물이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도 독립하고 싶다"며 "그러려면 스스로를 돌보고 양극성장애도 직접 관리해야한다. 다윈의 적자생존이란 말처럼 나도 생존하는 법을 배울 거다. 아직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몇 년이 지나면 좀 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진박은 현재 오는 6월 클래식 콘서트를 앞두고 매일 5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그의 최근 소식을 안타깝게 생각한 줄리어드 동문들이 그를 돕기 위해 함께 정통 클래식 공연을 기획한 것이다. 클래식은 유진박의 음악적 바탕이 된 장르이지만 20년 이상 오직 전자 바이올린에만 몰입해온 지금의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11일 오전 8시 45분 방송.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음을 밝힌 유진박. 사진 = MBC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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