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집념의 114구였다.
삼성 장원삼은 10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의 홈 경기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114구 5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장원삼은 시즌 4승(2패)째를 따냈다. 1일 대구 넥센전서 6⅔이닝동안 홈런을 3개나 맞으면서 7실점을 기록했던 충격에서 벗어났다. 초반 난조를 딛고 거둔 승리라 의미가 깊었다.
장원삼은 올 시즌 17승과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던 지난해만큼의 아우라는 아니다. 꾸준함에서 2% 부족한 모습. 물론 짝수해엔 잘 하고 홀수해엔 주춤한 특유의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장원삼은 예년의 홀수해보다 훨씬 더 좋은 페이스다. 다만, 삼성 입장에선 마운드 사정이 지난해만큼 최상은 아니기에 장원삼이 좀 더 피치를 끌어올려주는 게 간절하다.
초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수비가 흔들렸다. 채태인이 이용규의 땅볼을 잡지 못했다. 펌블. 1루 베이스 커브를 들어가던 장원삼에게 뒤늦게 공을 던졌지만, 악송구가 됐다. 이어 진갑용도 패스트볼을 기록하면서 무사 3루 위기. 여기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김선빈을 포수 파울 플라이, 최희섭을 짧은 좌익수 플라이. 이범호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좀 높았으나 직구 위력으로 승부를 건 게 통했다.
2회엔 1사 후 안치홍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체인지업이 높았다. 이성우를 내야 땅볼로, 이준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원삼의 직구에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3회엔 1사 이후 김선빈에게 좌측 담장을 때리는 단타, 나지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위기를 맞았다. 이범호를 고의사구로 걸러 2사 만루 위기. 하지만, 차일목의 타격 타이밍을 뒤흔들면서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4회 들어 확실히 제구력이 좋아졌다. 안치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이성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이준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5회에도 삼자범퇴 처리. KIA 타자들은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장원삼마저 스트라이크 숫자를 늘리며 투구 밸런스를 잡아나가자 맥 없이 물러났다. 6회 1사 후 이범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차일목과 안치홍을 연이어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가 위기였다. 투구수를 급속도로 줄여나갔으나 선두 이성우에게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이준호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심창민과 교체됐다. 심창민이 후속타를 막아내면서 장원삼은 승리투수가 됐다. 114구 중 스트라이크를 70개 넣었다. 직구 위력이 가장 좋았다. 최고구속이 141km에 그쳤으나 제구가 좋았고, 볼 끝 위력은 좋았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은 평상시에 비하면 썩 위력이 뛰어나지 않았으나 직구를 던지기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뿌리면서 투구 밸런스를 찾아간 모습이 단연 인상적이었다. 모든 경기서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선보이며 좋은 투수의 덕목 중 하나를 입증했다.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