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윤석민과 송은범이 동시 출격해야 산다.
KIA 선동열 감독은 대뜸 위기라는 단어를 꺼냈다. 10일 포항 삼성전을 앞두고 “올 시즌 세번째 위기인 것 같다. 첫번째 위기는 LG에 홈에서 12-13으로 패배했을 때(4월 18일)였다. 두 번째 위기는 넥센에 0-1로 패배했을 때(5월 3일)였다”라고 회상했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서 2연패를 당한 KIA. 결국 10일 삼성에 패배하면서 3연패를 당했다. KIA는 지금 세번째 위기다.
KIA는 올 시즌 꾸준히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내부적으론 불안감이 있었다. 타선과 선발진에 비해 불펜이 너무 취약했다. 결국 지난 6일 SK와 2-2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송은범과 신승현을 데려왔다. 그럼에도 3연패에 빠지면서 4위에 처진 상황. 선두 넥센과 1.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유쾌하진 않다.
▲ 선동열 감독이 말한 위기, 결국 타선이 해결했다
선 감독이 말한 위기의 의미는 무엇일까. “LG에 연장까지 가서 뒤집어진 뒤 ‘아, 이거 연패 분위기다’라고 직감했다”라고 털어놨다. 당시 KIA는 LG와의 4월 16일~18일 주중 홈 3연전서 첫 2경기를 여유있게 잡아냈다. 18일 경기서도 다 잡은 경기였으나 경기 후반 불펜 불안 속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경기 시간만 무려 5시간가량 소요됐다. 더구나 그날은 이동일.
KIA로선 1패 이상의 타격이었다. 그러나 KIA는 첫번째 위기를 잘 넘겼다. 주말 SK와의 원정 3연전을 우천취소 1경기와 2승으로 마무리 지었다. 19일 경기는 선발 김진우의 호투, 21일 경기는 9점을 뽑아낸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결국 선두를 지켜냈다.
선 감독이 말한 두 번째 위기는 지난 3일 목동 넥센전 0-1 패배. 당시 KIA는 삼성-두산-넥센으로 이어진 선두권 팀들과의 9연전 중이었다. 삼성-두산과의 6연전서 3승3패를 거둔 상황. 이 기간 5승을 거두지 못하면 선두권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넥센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서 타선이 10안타나 치고도 영봉패당했다. 선 감독으로선 어딘가 모르게 꼬이는 느낌.
두 번째 위기도 잘 넘겼다. 4~5일 경기서 타선이 시원스럽게 터지면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선두권 팀들과의 9연전서 5승 4패하면서 선두 탈환. 지난 두 차례 고비의 공통점은 개운치 못한 패배로 꼬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 타선이 터져줬다. 올 시즌 KIA는 확실히 팀 평균자책점 4.13(5위)의 마운드보단 팀 타율 0.277(3위). 타선의 힘이 돋보인다.
▲ 세번째 위기, 여전히 타선은 침묵 중
KIA는 여유있게 승수를 쌓을 것이라 예상됐던 주중 롯데와의 3연전서 1승도 따내지 못했다. 당시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과 쉐인 유먼의 호투가 돋보였다. 그러나 선 감독은 “상대가 잘 던졌다기보단 우리 타자들이 못 친 것이다. 이래서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라고 했다. 지난 두 차례 위기를 타선의 힘으로 벗어났으나 역시 타선은 언제 어디로 흔들릴지 모르는 갈대와도 같았다.
선 감독이 위기를 언급했으나 KIA는 10일 삼성에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6안타 4볼넷을 얻어내고도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타선이 영 터지지 않았다. 선발 임준섭이 호투한 게 수확이라지만, 3연패를 당하면서 4위로 추락한 게 영 찝찝하다. 앞선 두 차례 위기에선 타자들이 결국 부활했다. 이번엔 어떻게 위기를 넘겨야 할까. 일단 마운드가 탄탄한 삼성이니만큼, 타자들만의 활약으론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마운드와의 조화가 필요하다. 선 감독이 말한 위기도 투타조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 올 시즌 KIA는 확실히 불펜이 불안했다. 현 시점에서 믿을 구석이 있다. 선 감독은 “송은범, 윤석민, 앤서니 등 선발 3명이 한 경기서 동시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선발이었던 앤서니가 마무리를 맡은 상황. 어깨 재활 후 돌아온 윤석민도 당분간 불펜에 대기. “선발 스테미너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선 감독의 설명.
이적생 송은범은 올 시즌엔 계속 구원으로 나선다. 결과적으로 선발투수 출신 3명이 불펜에 대기하고 있는 것. 윤석민은 결국 다음주 혹은 그 다음주엔 선발로 돌아선다. 하지만, 송은범이 불펜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KIA의 불펜 아킬레스건이 해결될 확률이 높다. 삼성 선수들도 “송은범이 뒤에 있으니 KIA가 강해진 느낌이다”라고 했다. 선 감독도 “은범이가 중간으로 나오면서 선발투수들이 안정감을 갖고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송은범-윤석민이 리드를 잡고 있을 때 등판해야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이미 KIA 데뷔전과 복귀전을 불펜에서 나란히 치렀다. 하지만, 동시에 등판한 적도 없고 타이트한 승부를 지켜낸 적도 없다. 타선과 엇박자가 났기 때문이다. 타선이 적절히 터지면서 리드를 잡고, 경기 후반 막아내는 이상적인 그림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 그게 바로 안정적인 경기력의 척도인 투타 조화다. 선 감독이 말한 세번째 위기를 넘기려면, 투타 조화 속 송은범과 윤석민의 경기 후반 철벽 계투 위력이 나와야 한다. 아직 KIA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선 감독의 바람이다.
[윤석민(위), 송은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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