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부터 이효리까지…‘자작곡’으로 한계를 뛰어넘다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최근 어느 때보다 ‘자작곡’ 경쟁이 뜨겁다. 데뷔부터 ‘싱어송라이터’라는 직함을 걸고 출신의 한계를 딛는 가 하면, 음악적으로 발전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기존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야심차게 내세우는 것이 바로 자작곡이다.

특히 그간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들 속에서 기타 하나 어깨에 메고 곡을 쓰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이 아마추어들의 곡들이 이후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더욱 자극을 받은 이들은 바로 기성가수들이었다.

가장 인상을 남기며 가요계에 파란을 일으킨 행보는 지난 2011년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3’(슈스케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와 최근 SBS ‘K팝스타2’에서 우승한 악동뮤지션이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도 자신의 확실한 음악 세계만을 가지고 대중의 마음을 연 케이스다. 버스커버스커는 타이틀곡 ‘벚꽃엔딩’으로 출시 1년이 지난 올 봄에도 다시 음원시장을 강타하는 이변을 일으켰고,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때 선보인 모든 자작곡들이 음원차트를 롱런하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이같은 흐름 속에 최근 오디션 출신자들은 너도나도 자작곡을 잇달아 선보이며 출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슈스케4’ 우승자 로이킴은 자신이 직접 쓴 데뷔곡 ‘봄봄봄’으로 버스커버스커를 잇는 봄캐롤 송을 탄생시켰고 지난 11일 MBC 가요 순위 프로그램 ‘쇼!음악중심’에서 급기야 정상을 차지, 지상파의 벽을 확실히 허물었다.

로이킴을 필두로 '슈스케' 시즌4 출신의 유승우, 홍대광 등도 큰 소속사에 거취를 정하는 것에 우선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쓴 곡들을 잇달아 출시, 음악성을 내세우며 출신의 벽을 스스로 깨고 있다.

5월 가요대전이라고 할 만큼 기성 가수들의 앞다툰 컴백으로 여느 때보다 가요계를 풍성하게 하고 있는 요즘, 가장 핫한 컴백 가수는 바로 이효리를 들 수 있다. 특히 섹시 댄스 솔로 여가수의 지존으로 대변돼왔던 이효리는 3년만에 출시하는 자신의 정규 5집 발매를 앞두고 가장 달라진 자신의 음악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선공개곡으로 직접 작사, 작곡한 ‘미스코리아’를 전면에 내세웠다.

베일을 벗은 ‘미스코리아’는 실제 과거 이효리의 노래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효리는 ‘텐미닛(10 MINUTES)’, ‘애니모션’, ‘톡톡톡’, ‘치티치티 뱅뱅’ 등 힙합과 댄스를 주로 했던 음악 스타일을 과감히 바꿨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 그동안 변한 자신의 신념 등을 더욱 충실히 넣었고, ‘미스코리아’의 편곡을 맡는 등 이번 앨범에 음악작업을 함께 한 남자친구 이상순의 음악색도 상당부분 반영됐다.

그리고 이같은 이효리의 변화는 노출을 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보다 더한 파급력을 주고 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서 자작곡을 통해 적절한 선을 조율하려던 노력과 퍼포먼스형 가수에서 진정한 뮤지션으로 도약하고 싶은 이효리의 욕심이 엿보이는 시도로 일단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효리와 비슷하게 컴백한 짐승돌 2PM 또한 2년만에 국내로 복귀한 만큼 비주얼 아이돌 그룹의 한계를 넘어 더욱 성장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앨범에 전체적으로 멤버들의 자작곡을 넣었다.

2PM은 멤버 준호의 '원점으로', '고백(Go Back)', 'Love Song'을 비롯해 Jun. K의 'Game Over', '문득'까지 다수의 수록곡들을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웠고, 이 밖에 멤버 찬성은 'Coming Down'의 작사를, 택연은 '하.니.뿐.'과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 'I’m Sorry', '오늘 하루만', 'Coming Down', '고백(Go Back)' 등 무려 여섯 개 곡의 랩 메이킹에 참여하는 등 눈에 띄게 성장한 멤버들의 음악적 참여로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도 “2PM의 이번 정규 앨범은 남자로서는 물론 싱어송라이터 준호와 Jun. K를 필두로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멤버들의 음악적 성숙과 성장을 담은 앨범”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작곡으로 가장 큰 성공 신화를 쓴 이는 바로 싸이다. 데뷔 13년차를 맞은 싸이는 지난해 데뷔 12년 만에 최전성기를 맞았다. 그간 싱어송라이터로서 꾸준히 B급 정서의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던 싸이는 정규 6집 앨범 ‘강남스타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의 국제적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로이킴과 싸이(위), 이효리와 2PM(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효리, 2PM 신곡 뮤비 캡처]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